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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수행자이자 사회적 참여불교 활동가로 서양에 잘 알려진 저자는 연기법과 공성에 대한 이해, 즉 깨달음을 “우리가 다른 이들이나 지구와 분리되어 있지 않음을 알아차리는 것”으로 달리 표현하면서 사회구조적인 고통에 적극 참여할 것을 제안한다.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는 대부분의 고통은 사회적·집단적 원인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개인의 변화라는 길과 사회의 변화라는 길은 서로 분리돼 있지 않다. 세상에 참여하는 것은 우리 개인의 각성이 꽃을 피우는 방법이고, 명상과 같은 사색적 수행은 우리 행위의 바탕이 돼 그것을 영적인 길로 변화시키는 방법이다. 이것이 바로 ‘에코다르마’다. 이는 불교 전통이 최근 전개하는 새로운 용어로, 생태적인 관심(eco)에 불교의 가르침과 그에 연관된 영적 전통(dharma)을 결합한 것이다.
이와 더불어 저자는 “사회적이며 생태적인 참여에서 불교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올바른 판단과 선택, 행동에 대한 지침”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지침들은 보통 개인적인 측면에서 이해되지만, 집단적인 형태의 참여적 실천과 사회적 변화에 확대, 적용할 수 있다. 상좌부 불교에서는 5계와 ‘사무량심’, 대승불교에서는 ‘육바라밀(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을 포함한 보살도를 강조한다. 대승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행위의 실천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러한 지침들이 우리를 생태보살의 길에 들어서도록 안내한다.
그럼에도 사회참여는 개인의 정신적 평화에 초점을 맞추어 온 전통적인 가르침 때문에 많은 불교인들에게 과제로 남아 있다. 그래서 사회적 행동에 전념해온 사람들은 피로와 분노와 우울, 에너지 소진 등을 경험하기도 한다. 저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내면(명상)과 외형(행동주의)의 두 가지 수행이 조화롭게, 동시에 일어나야 한다”고 조언한다. 두 가지 수행의 결합은 사람들로 하여금 절망하지 않고 열정적으로 실천, 참여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러한 행동주의는 또한 명상하는 이들이 자신의 심리상태에 사로잡히는 덫을 피해서 깨달음으로 나아가도록 돕는다”면서 “세상의 문제에 참여하는 것은 개인의 영적 수행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수행의 핵심적인 부분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생태보살(eco-bodhisattva)에 의해 길러진 통찰력과 고요함은 불교행동주의의 가장 특징적인 것을 지탱해 준다. 이는 결과에 얽매이지 않고 행동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이러한 행동이 보통 무책임한 태도 혹은 무의미한 일이라고 오해를 받을 수 있지만 우리의 임무는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알지 못하더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며 “그것이 진정한 보살도이며, 결과가 행위를 결정하지는 않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오늘날의 불교인들이 이렇게 행동하지 않는다면, 불교는 지금의 세상에 필요하지 않은 종교”라고 서슴없이 말하는 저자는 생명 존중, 윤리적 명령, 버리기와 단순함, 집착하면 고통을 겪는다, 단순함, 상호연관성과 상호의존성, 깨달음의 수단으로서 고통을 받아들이기, 내면과 외면, 개인적인 것과 집단적인 것의 상호연관성, 사회변화의 대리인으로서 불교, 아디따나(Adhitthana) 또는 결심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핵심 불교원리 16가지를 제안한다. 출처 : 불교신문(http://www.ibulgyo.com) / 허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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