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見正비구는 새로 출가하여 아직 법을 많이 듣지 못했으므로 이런 의심이 있었다. [부처님은 후세가 있다고 말씀하시지마는, 사람이 죽은 후에는 아무도 다시 와서 말하는 이가 없는데, 어떻게 아는가? 이것을 부처님께 여쭈어 보겠다]고 생각하였다.
부처님은 벌써 그 마음을 아시고 먼저 말씀하셨다.
“제자들아, 저 나무는 한 개의 씨로서 지 수 화 풍 4대로 자라나 저렇게 크고 무성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 밑에 의지하게까지 되었다. 그러나 그 나무가 씨로 있을 때에는, 뿌리 줄기 가지 열매도 없었고, 또 보지도 못했다. 그런데, 4대의 인연을 얻어, 싹이 돋고, 잎이 피고, 줄기가 나고, 마디가 생기고, 꽃이 피고, 열매가 열어, 잇따라 변하여 저렇게 자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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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저것은 예전대로 있는 것도 아니요 또 예전 것을 여윈 것도 아니다. 처음에는 이름이 씨지마는, 씨에서 나오는 것은 싹이요, 싹에서 나오는 것은 줄기요, 줄기에서 나오는 것은 꽃망울이요, 꽃망울에서 나오는 것은 꽃이요, 꽃에서 나오는 것은 열매다. 이렇게 변천하여 일정한 이름이 없이 큰 나무가 된 것이다. 그 나무에서 다시 과실이 나고 과실에서 다시 나무가 나고 하여, 세월이 많아지면 나무도 무성할 터인데, 그러면 그 꽃, 열매, 줄기, 마디, 뿌리 등 모든 것을 주어 모아 다시 씨를 만들 수 있겠느냐?”
제자들은 대답했다.
-아닙니다. 이미 그렇게 변천하였으므로 다시는 씨로 회복될 수 없고, 날로 썩어 없어지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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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도 또한 그러하다. 識神이 일어나는 법이 되고, 일어나는 법은 癡라는 것이다. 치는 탐애를 이루는 것이니, 치는 저 나무 씨와 같다. 씨가 적어도 큰 나무를 생장하는 것처럼, 치 하나에 많은 인연이 있고, 많은 인연은 치로 말미암아 나오는 것이다. 치에서 行이 나오고, 행에서 識이 나오고, 식에서 名色이 나오고, 명색에서 六入이 나오고, 육입에서 觸이 나오고, 촉에서 受가 나오고, 수에서 愛가 나오고, 애에서 有가 나오고, 유에서 生이 나오고, 생에서 老死가 나왔다.
이러한 12인연으로 몸이 되었으니, 몸이 있으면 죽음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죽으면 식신이 행을 따라가, 다시 부모가 있고, 형체가 생기고, 6정이 생기고, 습성이 있고, 고락을 받고, 풍속을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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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것들은 모두가 예전 것이 아니므로, 다시는 돌아오지도 못하고 예전 것을 알지도 못한다. 그래서 새로 보는 것으로만 따라가 그것만을 있다하여 떳떳한 것으로 알고, 전세 후세는 없다하여, 다시는 예전 몸, 예전 습관, 예전 처소로 돌아오지 못하는 것은, 마치 저 나무가 다시 씨로 되지 못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2) 견정비구는 또 부처님께 여쭈었다. -나는 출생한 이후로 죽는 사람을 적지 않게 보았습니다. 혹은 부자 형제 부부 벗이 서로 사랑도 하였고, 혹은 원수가 되어 서로 미워도 하였지마는, 죽은 후에는 魂身이 돌아와서 은혜를 갚거나 원수를 갚는 일이 없으니, 원컨대 그것을 분별하여 나의 의심을 풀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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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다시 말씀하셨다. “비구야, 識이란 것은 형체가 없다. 옮아간다는 것도 行을 따라 있는 것이다. 만일 몸이 복을 지었다면 복의 識으로 轉生하였으므로, 다시 돌아와서 사람에게 갚지 못하는 것이다. 비유하면, 철광에서 돌을 녹이어 쇠를 만들고, 쇠를 다시 부어서 그릇을 만들었다면, 그 그릇으로 다시 돌을 만들 수 있느냐?”
-아닙니다. 이미 쇠가 되었으므로 다시 돌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識이 옮아가 中陰속에 있는 것은, 마치 돌을 녹여서 쇠를 만든 것 같고, 또 중음에서 옮겨 다른 몸을 받는 것은, 마치 쇠로 그릇을 부은 것 같으니, 형상이 없어지고 체가 바뀌었으므로 다시 예전 識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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