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경 디지털화, 내 인생의 과제”
랭카스터 UC버클리대 교수

 

2012년 04월 20일 (금) 20:52:54

 

   
 

“먼 옛날 <고려대장경>은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매개체였습니다. 이제 <고려대장경>을 디지털화 하는 것은 현재와 미래를 잇는 일입니다. <고려대장경>은 디지털 시대를 맞아 새롭게 변해야 합니다.”
고려대장경연구소 자문활동으로 4월 17일 내한한 루이스 랭카스터(Lewis Lancaster. 79) UC버클리대 명예교수는 한국불교 발전을 위해서는 대장경과 같은 새 시대에 맞는 전법매개체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1979년 해인사 고려대장경 영문목록을 발행해 한국불교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를 마련한 랭카스터 교수는 50여 년 째 불교를 연구하고 있는 세계적인 불교학자다. 그가 발행한 대장경 목록은 대장경이 가진 가치와 한국불교 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랭카스터 교수의 목록으로 대장경 가치에 주목한 학자들의 대장경 관련 연구가 이어졌다.
현재 랭카스터 교수가 작업한 고려대장경 전산화 프로그램은 12월 버클리 대에서 시범 구동 예정 중이다. 현재 미국과 홍콩에서 100여 명의 대학생들이 실 사용을 테스트하고 있다. 대만에서 제작한 CBETA와 일본 동경대의 SAT보다 다양한 경전에 대해 비교ㆍ분석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랭카스터 교수는 “이 프로그램이 고려대장경을 이 시대에 알리는 새로운 수단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랭카스터 교수는 “최초 기획 당시 인터넷의 파급력을 예측하지 못해 CD롬으로 기획된 점이 아쉽다. 디지털화 된 대장경을 비주얼적인 면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구현해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랭카스터 교수는 불교가 세계화가 되고 새로운 시대에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디지털 기술과 접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랭카스터 교수는 스마트폰을 예로 들며 “요즘 사람들은 스마트폰과 뗄레야 뗄 수 없다. 불교계는 미디어 발달 등에 좀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루이스 랭카스터 교수가 고려대장경 세계화에 나선 인연은 196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해인사는 팔만대장경 일부를 한지에 찍어 세계 각국 대학으로 보냈는데 버클리 대에서 불교를 공부하던 그는 이 인쇄본을 접하고 대장경에 강한 매력을 느꼈다.
랭카스터 교수는 “중국 상하이에서 팔만대장경판 목록을 전산화하기 시작했으며 1993년 한국에서 후속 작업을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전산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자금 문제가 컸다. 삼성家의 지원이 있었지만 후반 작업은
랭카스터 교수는 “대장경이 없었더라면 당시 어떤 불경도 현재 이렇게 전해지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대장경을 오늘날 디지털 신기술과 접목해 나가는 것이 남은 내 인생의 과제”라며 밝게 웃었다.

루이스 랭카스터 교수는?
루이스 랭카스터(Lewis Lancaster) 교수는 1954년 미국 남가주대학(USC)에서 불교학 석사, 1968년 위스콘신대학에서 불교학 박사를 취득했다. 두 학위 모두 미국 내 첫 불교학 학위다.
1970년 후반에는 미국 종교학회(AAR)에 한국종교분과위원회를 설립했으며 고려대장경 영문목록을 발행 후 캐나다 토론토 대학 유대신 교수와 함께 영문판 <불교의 전래(1989)>, <통일기의 불교(1989)>, <고려불교-국가종교(1996)> <조선불교-억압과 변형(1996)> 등을 편찬했다.
또 한국의 시(詩)를 좋아한다는 랭카스터 교수는 1999년 백담사에서 개최된 ‘제1회 만해학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해 ‘만해시와 불교사상’이라는 주제 발표를 하기도 했고 2007년에는 제11회 만해대상 포교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