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에서 교회와 성당을 다니는 친구들이 자승스님에 관해 많이 묻는다. 지금 상처받고 울고 있는 불자들이 많다. 자승스님은 속히 물러나야 된다.” (법명을 지원이라고 밝힌 여성 불자)

“어떤 사찰에서 주지스님의 여자문제로 큰 갈등이 있었다. 결국 주지스님을 호법부에 고발해 각서를 쓰고 공개참회를 하게 했지만 변화는 없었다. 국립공원 안에 있는 한 사찰은 쓰레기를 소각해 처리하고 정화조 오물을 돈 든다며 그냥 방류했다. 또 매일 밤 고스톱‧포카 치는 소리에 대중들이 잠을 못잘 지경이라 호법부에 고발했지만 3개월이 지나도 조사한다는 답변조차 없었다. 호법부의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김명인씨)

총무원장의 쇄신안 발표로는 실망하고 상처받은 재가자들의 마음을 달래주지 못했다.

   

▲ 참가자들이 총무원 이석심 차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본부장 도법스님)가 7일 오후 7시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진행한 세 번째 대중공사 ‘야단법석’에 참가한 재가자들은 “쇄신안이 공감가지 않는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 김혜경 케레스타 사우나 세신노동자대표

전날에 이어 7일에도 참석한 서울 동대문구 케레스타 사우나 세신노동자(때밀이) 대표 김혜경씨는 “불자의 돈을 떼먹고도 버젓이 포교활동을 하는 스님이 있다. 관심을 가져달라. 호법부에 신고해도 소용이 없어 이번 쇄신안을 기대했지만 실망만 했다”며 “사람의 기본 도리를 지키지 않는 종교는 소용없다”고 말했다.

역시 야단법석에 매일 참가한 평담거사는 “아무리 제도가 좋아도 그것을 적용‧실천하는 사람의 의지가 없다면 소용없다”며 “진정 자성과 쇄신을 하려면 제도 개선․개정보다 제도를 어떻게 실행하고 적용해나가는지에 대한 의지가 더욱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 신자는 “쇄신안의 본질이 틀렸다. 지금 스님들은 중생을 위해 걱정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스님들 스스로가 자성하는 마음을 가져야 비로소 문제가 해결 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불자는 “제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스님이 공부를 해야한다”며 “지금 스님들은 수행을 하지 않고 닭벼슬에만 집착한다”고 말했다. “신심 있는 재가자에게 예법과 예불을 위임하고 스님들은 수행과 공부에만 전념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쇄신에 관한 진정성을 의심하는 의견도 나왔다.

   

▲ 의견을 말하는 김명인씨

이름을 밝히지 않은 남성 신도는 “과연 이 쇄신안이 무엇이냐? 과연 총무원장과 총무원의 스님들이 자신의 이권을 포기하고 쇄신안을 실행할 수 있겠는가? 쇄신안으로 입막음 하려는 것이 아니냐?”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스님들이 수행이 아닌 수익창출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과연 신도들이 스님을 믿을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친동생이 스님이라고 밝힌 덕천거사는 “자승스님이 참회한다고 108배를 하는데 108배는 수행일 뿐이다”며 “수행인 108배로 사건을 덮으려 한다는 의심이 든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밖에도 지월행 보살은 “이번 사태는 스님들만의 잘못이 아니다. 재가자들이 기도하지 않고 이익을 탐하는 스님들을 스님이라는 이유로 눈감아 준 잘못이 크다”며 “다 필요 없고 이제부터라도 스님들이 기도하면 해결된다. 기도를 열심히 하면 돈도 필요 없고 자연스럽게 어려운 사람에게 눈이 간다. 스님들은 지금 당장 기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발언중인 도법스님

행사를 주최한 도법스님은 “재가자들이 보기에 쇄신안이 막연하고 마음에 와 닿지 않을 수 있지만 이 쇄신안이 실행된다면 조계종은 환골탈태할 것”이라 주장했다. 스님은 “집행부는 이번 쇄신안을 확실히 제도화해 적용시키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집행부를 믿고 이 쇄신안이 제도화될 수 있도록 관심과 역량을 쏟아달라“고 당부했다.

불교여성개발원 한주영 사무국장은 “쇄신안은 결과물이 아니라 대중공사의 출발점이다”며 “사찰이나 단체, 작은 모임, 스님들의 공동체 안에서 이를 더 논의하고 살을 붙여 나가면 현실화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사부대중의 의견을 모아 이번 위기를 타파해 나가자던 ‘야단법석’에는 정작 참가해야할 총무원 지도부 스님들이나 주요 직책을 맡은 스님들의 참석은 거의 없었다. 재가자들은 불교의 미래를 걱정하고 위기를 타파하고자 열심히 생각하고 노력하는데 승가의 관심이 너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잇따랐다.

다음 야단법석은 조계사 앞마당에서 일주일에 한 번, 매주 화요일 오후 7시에 진행돼 7월 24일까지 이어진다. 제4차 야단법석의 주제는 ‘불교공동체의 오늘과 내일’이다.

   

▲ 야단법석에 참석한 불자들

-손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