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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이상이 무엇일까요? 저는 한마디로 "화합과 자비의 실현"이라고 생각합니다. 갈라지고 헤어진 상처를 아물게 하는 것이 불자들의 願力입니다. 화해를 위한 원리가 四攝이며 四無量이고 六和敬입니다.

어느 한쪽을 무시하는 정복자세가 아니라, 서로 존재당위를 인식하고 공존의 지혜를 키워나가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반면 그 화해의 실천은 "자비"로서 나타나집니다.

이웃에 대한 너그러운 마음씨, 보시를 생활화하는 폭넓은 인간방생이야말로 우리 불교의 지향점입니다.

극락은 결코 저 하늘나라의 먼 세계가 아닙니다. 이와같은 각오를 지닌 이들이 모여사는 곳, 착하고 바른 삶이 존경받는 사회야말로 우리들의 이상향입니다.

"유마경"에서 부처님이 가르치신대로 “心淨卽佛土淨” 마음이 맑은 즉 우리의 대지가 맑아지는 법입니다. 우리가 두려워 해야할 대상은 결코 이데올로기나 국가권력의 相異性에 있지 않습니다.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은 그 三者의 비뚤어진 마음씨들이야말로 우리가 調伏받아야 할 중생계의 병입니다.

친애하는 남북한 불교지도자 여러분!
이제 우리에게는 두가지 선택의 길이 열려 있습니다. 서로를 질시하고 반목하여 파멸의 길을 걷느냐, 아니면 서로 돕고 이해하며 화합의 새 질서를 펼쳐 나가느냐 하는 극단의 선택입니다.


둘째가름(기조연설-남 : 서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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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불조의 慧命을 잇는다는 긍지로서 오늘의 후손들 앞에서 떳떳한 "보살"로서 기억되기 위해서라도 자그마한 불편과 견해차이는 접어두어야 합니다.

말그대로 大乘的 원융성으로 이 만남을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승화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이 모임을 주선하여 주신 미국 한국불자 여러분들, 특히 대원스님, 도안스님, 법타스님 등의 노고에 격려와 감사의 뜻을 표하는 바입니다.

다음번 회의는 우리 조국의 한 모퉁이에서 열려질 것을 확신하면서 거듭 회의의 원만한 회향을 기원하는 바입니다.

이 자리에 계신 남북한 불교지도자 여러분! 그리고 7천만 겨레의 앞날에 부처님의 크신 자비광명이 항상 함께 하시기를 두손모아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불기 2535년(1991) 10월 29일

한국불교종단협의회장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서의현 분향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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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둘째가름(기조연설-남 : 서의현)

 

 



 

 

 

(북측)기본 발언문

조국을 위한 불교도의 자세

북과 남, 해외동포 범불교도 연석회의  
(조불련 중앙위원회 위원장 박태호)

존경하는 법우들!
나는 연설에 앞서 조국통일의 일념으로 오늘의 이 법회를 마련하기 위해 아낌없는 노력을 기울여 오신 김도안 스님과 기대원 스님, 신법타 스님, 김형근 선생을 비롯한 한불협과 평불협의 모든 법우들, 그리고 미주지역의 모든 불자들과 동포 여러분들에게 깊은 사의를 표합니다.

특히 기대원 스님은 이 화합의 성사를 위하여 여러해 전부터 노력 하였습니다. 아울러 나는 이 회합에 참가한 남조선의 서의현 스님과 대표 여러분들에게, 그리고 재일본조선불교도협의회 홍봉수 회장과 서태식 부회장 이하그 밖의 여러분들에게 뜨거운 인사를 드립니다.

오늘 우리는 조국땅에서 수억만리 떨어진 여기 미국땅에서 회합을 가지게 되었지만은 겨레의 통일열망에 합세하여 우리 불교도들도 조국통일에 떨쳐나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분열된 이래 처음으로 여는 우리들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뜻깊은 화합으로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오늘의 법회가 부처님의 보살피심과 그리고 조국통일을 절실히 바라는 북과 남, 해외의 모든 불교도들의 일치한 염원이 마침내 열매를 맺어 실현될 수 있었다고 보면서 “조국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불교도들의 자세”에 대하여 말하려고 합니다.


둘째가름(기조연설-북 : 박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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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에 대한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삼천리 조국땅 위에서 밝게 비치고 민족의 통일염원이 현실로 펼쳐질 통일조국에서 만복을 누리며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려는 것은 우리 불교도들과 온 겨레의 한결같은 소망이며 우리의 민족적 요구입니다.

우리의 이 원과 요구는 나라와 민족의 분열을 끝장내고 조국통일을 실현하며 우리나라에서 핵전쟁의 위험을 없애고 평화를 실현하지 않고서는 성취될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자기야말로 자기의 주인이다. 그 다른 누가 주인이 되겠는가라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통일문제도, 조국땅의 평화보장문제도 우리민족이 주인이 되어 풀어야 할 문제이며 그 어떤 외부의 힘에 의해 풀려해서는 안되며 또 풀수 없는 문제이라는 것을 밝혀주고 있는 불법의 진리입니다.

조국땅에 태를 묻고 태어난 조선민족이라면 그 누구나 할것없이 조국통일과 조선반도의 평화보장문제에서 주인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하며 우리민족의 구성원인 북과 남, 해외의 모든 불교도들도 이 길에서 자기 본분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자신과 나아가서 모든 중생을 온갖 고로부터 해탈시키는 것은 불교의 궁극적 목표이며 대승보살의 기본 실천행입니다.

이로부터 우리 불교도들은 발고여락을 기본이념으로 내세우고 그 실현을 위하여 수도정진하고 있습니다.  
외세에 의한 나라와 민족의 분열은 7천만 우리 민족과 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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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가름(기조연설-북 : 박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