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일고 있다
Marina State Beach Park 해변 문학제에서
(2001년 7월28일 김도안 작시, 낭송
바람이 일고 있다바닷바람이 일고 있다이곳 서해바다 마리나 비치에서 일고 있다나뭇잎이 흔들일 때는 저 서울 남산 중턱을 넘나드는 기러기 떼가 날아와이곳 서해바다에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짙은 안개가 깔리면 제주 앞 바다에서 뛰놀던 물개들이 헤엄을 쳐이곳 마리나 비치에서 뛰놀고 있지 아니한가바다바람 구천을 넘나드는 철새바람,그들은 여권도 없이 비자도 없이잘도 넘나든다오대주 육대양을 넘나드는 백성들그 얼마나 피맺히고 한 많은 사연을 가지고 오늘 이 자리에 섰는가배달의 자손들이여이제 해외 우리 백성 5백5십만이 우리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바람의 길을 타고 넘나드는 우리 배달의 겨레들이여
다섯째가름(바람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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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곡조는 나뭇잎의 흔들림을 따라 음악도 되고 미술도 되고시와 소설이 되어 바람을 일으키고 있지 아니한가그러나 보아라 저 바람을 보라나뭇잎이 흔들일 때는 최선을 다하여 흔들지만나뭇잎을 떠날 때는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고 떠나지를 아니한가우리 빈 마음으로 살자주는 것 받는 것이 어디 흔적이 있더냐우주는 황활한 것또한 오대주 육대양이 모두가 우리들의 터전인 것을흘러가는 구름 따라 바람의 길을 떠나자우렁찬 함성으로내일의 길을 기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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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성, 홍엽시월
-도안스님 시편 중에서(서라벌 예대 때 작시)-
적막한 대지에 떨어지는 소리 아쉬운 선잠에 눈비비는 소리 들렸다 흐렸다 삭-풍- 넘어로 악몽의 지름길 일러주네
창넘어 달빛아 날따라 가자 황금의 은반이 웃음을 담고 티없는 밝음이 너를 맞이하리니
만상의 거울을 닦지 않아도 너는 그 빛이 더욱 빛을 내여 어둠이 가신 대지 위에는 여운만이 충만하구나....
<도안스님 시편에서> 1962년3월1일(25세때) 작시
다섯째가름(종성, 홍엽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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强風에 못 이겨서 한 떨기 붉은 꽃이 되여 얼띤 4월을 回想하며 연 붉은 낯을 붉히시나이까?
5월의 薰風이 나를 저버리고 過客의 10월이 덮쳐 앉을때
싱싱한 나의 全身은 거센 暴風雨에 빛을 잃고 紅葉의 微笑로
당신의 가는 길에 한잎두잎 걸음을 멈추게 하오리다 <도안스님 시편에서> 도안스님-1961년10월20일(24세때) 작시 貞陵山寺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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