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렇게 친일에서 친미, 아니 숭미사대로 50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러니 지금도 조선, 중앙, 동아의 언론과 공직과 정치의 상층부 대부분은 친미주의자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현대사의 비극은 분단입니다. 미국에 의한 분단이 없었다면 6.25 한국전쟁도 없었습니다.

미국을 6.25때 도와준 은혜로운 나라라고 생각한다면 역사를 모르는 사람들이거나, 친일.친미의 후손들에게 100년 가까이 세뇌당한 사람들일 것입니다.

독일과 일본은 2차대전의 패전국입니다. 독일에 대항해 싸운 미국, 영국, 프랑스, 소련이 독일을 4등분해서 군인을 주둔시켰습니다. 그런데 영국과 프랑스는 미국에게 권한을 이양해 서독에는 미군이 주둔하고 동독은 소련군이 접수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같은 패전국인 일본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일본을 남북으로 갈라 미국과 소련이 점령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오키나와에 미군을 주둔시키고 2차대전과 일제의 피해국인 한국을 미국의 생각대로 38선으로 분단해서 소련에 통보했습니다. 한반도가 중국과 소련과 일본의 세력 확장까지 견제할 수 있는 군사전력적 요충지이기 때문이었습니다.
1950년 1월 미국 국무장관 에치슨(D.G. Acheoson)이 ‘미국의 방위선은 한국과대만을 제외한 일본 오키나와와 필리핀을 중심으로 펼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러한 미국의 태평양방위정책이 소련과 북한의 남침야욕을 실행에 옮기는 결정적인 빌미가 되었습니다. 에치슨 선언의 배경에 대해 커밍스 교수를 비롯한 많은 한반도 전문가들이 대략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넷째가름(기조강연-최종수 신부)

(185)

*

 

2차 세계대전 중 연합군 군수물품의 거의 대부분을 생산 공급한 미국이 전쟁 후 엄청난 유휴 산업시설의 급증으로 심각한 경제 불황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미국 경제는 군수산업 중심의 경제였고 전세계경제의 80%이상을 차지했습니다. 즉 확장될 대로 확장된 미국 군수산업의 침체는 여타 산업에도 연쇄적인 불황과 고용감소를 크게 증폭시켰습니다.

이러한 심각한 경제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전쟁이 필요했습니다. 미국이 상당기간 동안 주도면밀하게 갖가지 계획을 추진해온 후 결정적인 시점에 발표된 에치슨 선언은 미국 호전주의자들의 예상대로 한반도에서 성공적으로 전쟁을 불러일으키는 결정적인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한국전쟁을 계기로 미국의 경제가 활성화 된 것은 물론, 서구 경제 전체가 다시 호황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한국전쟁 중 일부 군수물자를 납품한 일본은 한국전쟁 덕택에 역사상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의 특수경기를 누리면서 신흥경제 강국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일부 군수물자를 납품한 일본이 패전의 잿더미에서 경제부국의 기틀을 마련할 정도의 전쟁이었다면 미국경제가 한국전쟁을 통해서 얼마나 큰 혜택을 누렸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들끓고 있는 반전여론에도 불구하고 UN과 국제법을 무시한 채 미국이 거의 독단적으로 지금 벌리고 있는 대 이라크 전쟁의 목적이 여러 가지인 줄 압니다. 그 주요한 목적중의 하나가 미국 군수산업체들의 재고무기 정리와 신무기 시험을 위한 것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186)

넷째가름(기조강연-최종수 신부)

 

 



 

 

 

*

 

그러나 우리는 그 동안 민족을 분단한 미국을 고마운 나라, 은혜로운 나라라고 45년 해방 이후 세뇌를 당했습니다. 한반도가 분단이 되지 않았다면, 한동안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대립했을 것입니다.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공존하면서 유럽식 사회민주주의 국가가 되었을 것입니다. 유럽처럼 사회주의 노선을 표방하는 사회당이 있었다면 지금 한국은 일본을 능가하는 경제부국이 되었을 것입니다.

남한은 98년 기준으로 한해 국방비를 170억 달러를 지출했습니다. 북한은 극심한 식량난에도 불구하고 60억 달러의 국방비를 지출했습니다.

분단이 되지 않았다면 50년 동안 남북한 국방비의 10%만 국민복지와 산업시설에 투자했다면 지금 일본보다 잘 사는 나라가 되었을 것입니다. 일본은 분단 때문에 발생한 한국전쟁으로 경제부국의 기틀을 마련했기 때문입니다.

6.15 정상회담은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최대의 공약수였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한반도의 통일을 원하지 않으므로 북한에 대해 사사건건 시비해서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켜야 합니다. 그래야만 한국정부에 생산이 중단된 고철덩어리 F-15전투기, 패트리어트 같은 고물무기를 강매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부 한국인들만이 일방적으로 미국을 좋아하고, 은혜국으로 알고, 친미를 넘어 사대 숭미합니다. 전시작전권도 없는 미국의 식민지에서 주권을 회복하는 길은 ‘미국 바로 알기’ 국민운동으로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넷째가름(기조강연-최종수 신부)

(187)

*

 

이는 1910 한일합방이후 잃었던 우리의 민족 자주권을 회복하는 길입니다. 남과 북이 6.15정상회담의 자주정신을 실천할 때 한반도에서 전쟁을 방지할 수 있고, 우리의 주권을 회복하고 평화통일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이 이라크처럼 북한을 선제공격한다면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미군을 나가라고 해도 미국은 군대 주둔비를 내면서 까지도 미군을 주둔시킬 것입니다.
왜냐면 중국이 2010년이 되면 경제력에서 미국을 앞서기 때문입니다. 중국 견제를 위해 남한에서 절대 미군이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북한을 선제공격하려는 침략적이고 패권주의적인 미국의 정책을 반대하면 미국 마음대로 북한을 공격할 수 없을 것입니다. 미국은 중국견제를 위해 남한에 미군을 주둔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월드컵의 자발적인 응원문화를 시작으로 미국의 패권주의 정책을 반대하는 자발적인 시민운동은 미국이 한반도의 문제를 일방적으로 행동할 수 없는 쐐기를 박는 것입니다. 우리보다 못한 필리핀의 피플 파워가 미군을 철수시켰다는 것을 미국이 더 잘 알고 있습니다.

남과 북은 언젠가 통일되어야 합니다. 북한은 더디지만 변화하고 있습니다. 경의선이 복원되고 관광버스를 타고 금강산 수학여행을 떠납니다. 하지만 이러한 남북화해 평화통일을 위한 노력은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미국은 북한을 선제공격할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같은 민족이기에 한반도의 평화는 북한을 포함한 평화이어야 합니다.


(188)

넷째가름(기조강연-최종수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