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종교인 역할

특별 강연(신법타 스님)

법타 스님: 평화통일불교협회장, 은해사 주지

서론
‘님만 님이 아니라 기린 것은 다 님이다. 중생이 석가의 님이라면 철학은 칸트의 님이다. 장미화의 님이 봄비라면 마치니의 님은 이태리다. 님은 내가 사랑할 뿐 아니라 나를 사랑하느라...(중략)
나는 해 저문 벌판에서 돌아가는 길을 잃고 헤매는 어린양이 기루어서 이 시를 쓴다.’.
-한용운 “님의 침묵”중 군말-

오늘 이 시점, 단군 민족의 님은 평화정착이 가져다주는 평화통일이다. 길을 잃고 헤매는 어린양은 남북한의 7천만 단군민족 구성원 모두이다.(동)

‘당신과 나와 이별한 때가 언제인지 아십니까.(중략) 이 거짓 이별은 언제나 우리에게서 떠날 것인가요. 한 해 두 해 가는 것이 얼마 아니 된다고 할 수가 없습니다.(중략) 회색이 되어가는 두 귀밑의 푸른 그름이 쬐는 가을볕이 얼마나 머리는 희어가도 마음은 붉어갑니다. 피는 식어가도 눈물은 더워갑니다. 사랑의 언덕엔 사태가 나도 희망의 바다엔 물결이 뛰놀아요. 이른바 거짓 이별을 가지고 가는 날은 또 한 손으로 죽음을 가지고 와요.’
- 한용운 “님의 침묵”중 ‘거짓이별’ 일부 인용-

남과 북의 이별은 남북분단이며, 미국과 소련에 의해 갈라진 남북간의 이별은 거짓이별이다. 분단 60년에 머리는 희어가도 조국통일에 대한 염원은 더욱더 절실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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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거짓 이별 분단 상황이 언젠가는 하나 될 것이다. 완전한 평화정착의 결과로 오는 평화통일이 아니면 또 한 손으로는 우리 민족의 파멸(죽음) 밖에 그 무엇이 있겠는가? 평화는 전쟁이나 무장충돌 같은 것이 없는 상태이다. (조선말 대사전 하권 p.802 사회과학원 언어연구소 간 1992)

평화적 공존은 서로 다른 사회제도를 가진 나라들이 전쟁이 없이 평화적으로 함께 공존해 나가는 것이다. 제국주의 침략을 방지하며 상호 평등한 입장에서 주권과 영토를 존중시하고 내정에 간섭하지 않으며 국가간의 문제를 평화적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상동)

평화를 원하는 것처럼 하면서 평화를 파괴하며, 민족적 독립과 자주권을 옹호하는 것처럼 하면서 그것을 말살하고 다른 나라에 대한 자비를 강화하며 사회적 신보를 위하는 것처럼 하면서 그것을 방해하는 “평화전략”은 전쟁전략이다. (상동)

지금은 미.영 연합군의 이라크 침공을 비춰볼 수 있다.
남북간에는 무력행사에 의거함이 없이 평화적인 나라와 민족의 통일을 이룩하려는 “평화통일”에의 신념이 확고부동한 가운데 이를 이룩하기 위한 전 민족적인 자각과 단결이 필요한 때이다.
북한의 핵문제는 제2의 “악의 축”이 되어 이락의 불꽃이 북녘 땅에 “불바다” 화탕지옥으로 번지지 않을까 심히 심려하지 않을 수 없다.

3월 중순부터 4월 4일까지 한국을 방문하여 도처를 다니시며 평화와 깨달음을 일궈주셨던 베트남출신 틱낫한 스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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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전쟁위기는 “남북한 사람들의 가슴에는 형제라는 씨앗이 깃들어 있다. 그 씨앗에 물을 줄 수 있다면 한반도에 평화를 싹틔울 수 있을 것”이라고 남북한 긴장완화해법을 제시하셨다. “북한은 형제이고 우리는 그 곳에서 어떤 전쟁도 일어나길 원하지 않는다. 누구라도 북한을 먼저 공격하면 북한동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두 가지를 남한이 북한에게 말해야 한다.
-대화와 소통의 부재현황이 비단 집단과 국가간의 분쟁과 전쟁뿐만 아니라 가정에도 적용된다고 남북한간 북한과 미국간의 대화를 통한 의사소통을 강조하셨다. (틱낫한 스님 설법 중 일부 3.18., 현대불교 3.26.(414호) 인용)

세계의 종교인들은 비록 교리나 역사적 발전을 달리해 왔다하더라도 어떤 명분으로든 인명을 살상하고 불행하게 하며 지구를 파괴하는 전쟁을 반대하고 세계의 공고한 평화를 요구하고 지키기 위한 평화운동에 앞장서야 한다.

하물며 분단조국의 한 쪽이 전쟁의 참화를 입는다거나 남북간에 또 다른 동족상쟁을 막는데 이 단군민족의 종교인이 선두에 서야함은 너무나 당연하지 않는가?

한반도는 온갖 전쟁세력과 위험이 없는 평화가 보장되는 평화지대가 되어야 하며, 이 평화지대의 정착에 남북 해외 종교인들이 범종교적 대승적 차원에서 하나 되어 민족 구성원들을 독려하고 일깨워야 한다고 본다.

한반도의 긴장상태를 없애고 확고한 평화를 보장하며 민족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조속히 앞당기기 위해서는 이제 50년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꿔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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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간에 불가침조약이 맺어지고 북한과 미국(유엔)간에 한국이 참여한 가운데 평화협정이 조속히 체결되어야 한다. 주변 3강국(중국, 러시아, 일본)의 참여와 보장은 포괄적으로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평화통일에 커다란 이익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남북 해외 종교인들은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남북과 주변 이해 당사국 4강국이 평화정착과 평화통일에 걸림돌과 부담이 되지 않도록 공동기구를 만들어 다양하게 대화하고 압력할 수 있는 실력단체로서 역할을 하여야 한다고 본다. 현실을 외면 또는 부정하는 종교는 존재가치가 없는 공리공론(空理空論)이며, 사기술에 불과하다.

지금 고통 받고 있는 중생의 아픔을 모르는 체 하고 이데아의 세계만을 강조하는 것은 정신병자들의 집단에 불과하다. 단군민족의 고통의 뿌리가 남북분단인데 이를 모른 체하고 다른 좋은 세상을 만든다는 강변은 궤변이다.

필자는 남북분단에서 오는 모든 고통, 부조리, 모순을 “민족고(民族苦)”라 부른다. 이 민족고는 다른 나라에 의해 또는 위대한 보이지 않는 존재에 의해 해결될 수 없다.

오로지 민족고의 당사자인 남북 해외 성직자들을 비롯한 전 민족 구성원의 자각과 통찰 속에서 절실한 행동으로 해결될 수 있다. -불교의 정토와 기독교의 신의 왕국은 이념이 아니라 현실에서 만질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선 마음의 자각과 현재에 집중해야 한다. 남의 말을 경청하고 사랑으로 얘기해야 한다. (틱낫한 스님 평화포럼 설법 중 2003. 3.18., 현대불교 3.26.‘414호’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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