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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북미간에는 핵 확산금지가 타결되고 기본 합의서가 발효되면서 대북 경수로 지원과 북미간에 연락사무소 설치 등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통하여 팀스피리트훈련을 중단하겠다고 합의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나 정치적 발표는 그 상황 변화에 따라 다시 되돌아가서 긴장은 고조되고, 순수한 통일세력은 정치적 변수에 따라 민족화해나 통일의 접근을 시도하지도 못한 채 무산당하고 마는 결과가 초래되었습니다.

다시 남한은 새 정부(김대중 정부) 출범과 함께 남북한에 있어서 화해 협력시대를 열어 공존 공영하면서 평화 정착을 확립하여 점진적인 통일 국가로 진입한다는 기본 통일론을 제창한 바 있습니다.

또한 정치와 경제는 별도의 창구를 이용, 민족 자산과 삶의 향상을 통한 경제교류 협력이 필요하다고 하여, 한국의 우수한 기업으로 하여금 합작 또는 시설 지원을 가능하도록 하고 이를 정부가 측면에서 지원 하고 있다고 듣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남북한 간의 공존 공영을 위한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는 측면과는 반대로, 화해와 협력을 방해하는 세력이 존재하며, 이들은 엄청난 중상모략과 국제적 이간질로 결국 강대국의 입지만 세워주는 결과가 초래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민족은 현실적으로 남과 북의 체제 통합이란 실현되기가 너무나 어렵습니다. 정치적인 이념의 차이와 삶의 질에 있어서도 상호간에 수용이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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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남한의 자본민주주의와 시장경제로 익숙해진 국민들이 북한의 계획경제를 수용할 수가 없습니다.

북 또한 남한의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경험하지 못한 관계로 북의 인민들이 자본주의 체제를 받아들일 수 없을 것입니다.

거기에다가 부익부 빈익빈의 빈부 격차를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공산사회주의 국가인 북한의 인민들에게는 더 크나큰 시련이라고 할 것입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단계적인 평화공존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현 상황에서 21세기를 맞이하는 우리민족의 통일의 전망과 그 과정은 새로운 모색과 도전이 필요한 시기라고 하겠습니다.

먼저 민족의 통일 논의에 있어서 7.4공동선언을 한지 27주년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쌍방은 통일 방안에 있어 궁극적인 통일달성의 목표를 체제통일에 두고 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통일 논의는 소모적인 결과만 초래할 뿐, 민족이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논의라고 보기에는, 새로운 모색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우리는 통일이 어떤 이념하에 어떤 접근방법으로 이루어져야 될 것이냐 하는 점에 대해서는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고, 통일을 기다리면서도 통일에 대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지 않는 형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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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시점에서 부처님의 육화경(六和經)에 나타난 중도(中道) 이론이나 신라가 낳은 원효 스님의 화쟁론에서 중도 이념에 입각한 통일론과 중립화 통일론을 비교 연구해 보는 것은 새로운 통일의 시각을 보게 되고, 또한 새로운 통일 접근방법을 발견하는데 있어서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 됩니다.

여기서 전개해 보려 하는 것은 옛날에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의사의 입장에서 세계의 고(苦)를 진단하신 후 그에 대한 처방을 내려 주셨듯이, 남북통일을 의사의 입장에서 분단병의 원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병세를 잘 파악하여 그 병을 고칠 수 있는 치료법과 처방(약방문), 즉 새로운 통일안을 제시해 보려고 하는 것입니다.

○ 조국 분단병의 원인과 그 원인의 진단
격언에 한 나라의 지리는 그 나라의 역사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습니다. 즉 지리적 위치는 한 나라의 국가 생존에 근본적인 속박력을 갖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 국가는 개인이나 시민과 달라서 그 이웃이 나쁘다고 짐을 싸서 보다 좋은 이웃으로 이사 갈 수 없는 것입니다.

한 나라의 지리적 위치는 일정한 불변의 것이므로, 그 나라는 이미 주어진 그 이웃과 잘 살아갈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을 찾아내야만 합니다.

우리 한반도의 주어진 지리 환경을 살펴보면, 강대국(중국, 러시아, 일본)들에 둘러싸여 있어 항상 그들 사이의 경쟁과 대치의 무대가 되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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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우리 한반도는 그 지역에서 가장 작고 약한 나라이기 때문에 그 주변 어느 나라와도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입장이 되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고대로부터 많은 외세의 침략을 받아왔던 것입니다.

그 예로서 BC 2세기의 한(漢), AD 7세기의 수(隋)와 당(唐), 10세기와 11세기의 거란, 13세기와 14세기의 몽고 원(元), 16세기 후반의 일본, 17세기의 청(淸)나라의 침범이 각각 있었습니다.

19세기 후반에 들어와서는 한반도를 자국의 안보와 세력 확장에 중요한 지대로 보아온 세 나라, 즉 일본, 중국, 러시아의 경쟁 갈등의 초점이 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1894년 ~ 95년 청일전쟁과 1904년 ~ 1905년의 러일전쟁의 중요한 하나의 원인임과 동시에 목적이 되었습니다.

일찍이 러시아와 일본은 두 번(1896년~1903년)에 걸쳐 38도선을 따라 양국 세력을 분할하려는 이른바 완충지대의 형성에 대해 논의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마침내는 일본 세력이 우세해 지자 1910년 일본은 한반도를 그들의 식민지로 병합하였던 것입니다. 그 후 일본은 한반도를 발판으로 중국대륙을 정복하려 하였으나, 미국에 도전함으로써 결국 패망한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2차 대전 후 한반도는 또 다시 외세의 분쟁 속에 휘말려 들어 갔는데, 그것은 우리나라가 미소 양국에 의해서 분할되게 되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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