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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불교의 융화사상으로 본 민족의 화해 협력 방안

민족 화해를 위해서는 신뢰를 위해 정해진 협약은 지켜야 한다.

(1) 동계화경(同戒和敬) - (같이 계품을 가지고 서로 화동 예경한다) / 남북한은 정치회담에서 7.4공동선언을 채택하고 남북한 기본 합의서에 서명했으며 부속합의서도 일부 합의를 하였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합의를 지키지 못하고 있다.

(2) 동견화경(同見和敬) _ (같이 견해를 가지고 서로 화동 예경한다) / 남은 파란 안경, 북은 빨간 안경을 쓰고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고 누가 불경하고 있는가? 남과 북은 동질성 회복을 위한 일에 소극적이며 사물을 보는 시각의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3) 동행화경(同行和敬) _ (같이 행을 닦아 서로 화동 예경한다) / 남북 간에 어떤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서 서로 이질화의 길을 걸어가고 있으면서 누가 불경하고 있는가?

(4) 경신자화(敬信慈和) - (자비심이 있는 행동으로 서로 화동 예경한다) / 남은 북을 원수처럼, 북은 남을 짐승처럼 보고 있지는 않는가?

(5) 구자화동(口慈和同) _ (자비심이 있는 말로 서로 화동 예경한다) / 남북한에 좋은 말을 사용하지 않고 상호비방, 중상모략, 허위날조를 통한 흑색선전을 하고 있지 아니한가?

(6) 의자화경(意慈和敬) _ (자비심이 있는 마음으로 서로 화동 예경한다) / 식량위기를 맞는 북의 동포를 자비심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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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할 생각을 않고, 조건부 지원이나 국제 여론에 의해 성의표시를 하지는 않았는지, 한편 받는 입장에서는 국제사회에 현재 상황을 왜 홍보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인지.

이상의 내용들은 불교 육화경을 통해 본 남북한 화해 협력이 잘되지 않고 있는 점을 조명한 것이다.

2. 원효의 화쟁이론

우리 민족이 낳은 신라시대 대 사상가 원효 스님(7세기경 617~686년)께서는 분쟁을 종식시키는 화쟁론(和諍論)을 제창하였다. 원효가 생활하였던 삼국사기는 불교의 전성기임과 동시에 정치적으로 삼국통일의 역사적 사명을 지닌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불설에 대한 이해에 대한 논의 분쟁도 허다하였고, 정치적 견해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도 심하였다. 그러므로 이 시대는 통일철학을 요구하였고 원효는 백가의 이론을 화해시켜 화쟁이라는 지고한 이론을 정립하기에 이른다.

원효는 수 많은 저술을 남겼는데, 그 중에서도 십문화쟁론(十門和諍論) 2권을 남겼다. 이는 그의 대표작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당나라와 일본에 유포되었고, 또한 당나라에 왔던 진나문도(陳那門徒)에 의하여 천축(天竺)에까지 전해졌다고 한다.

서동화상 비문에서는 십문화쟁론을 종합하여 간략히 기술한 바 있다.
십문화쟁론은 부처가 세상에 계실 때에는 원음(圓音)에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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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하였으나 부처가 열반한 후에는 부질없는 공론(空論)이 구름처럼 분분하였다. 혹자는 나는 옳은데 다른 사람은 그르다 하였고, 혹자는 자신의 설은 그럴 듯 하다 하고 타인의 설은 다 그르다 비난하게 되어 각기 다른 이론(異論)이 여러 골짜기에서 내려오는 강물과도 같이 지류를 이루었다.  

원효는 이를 융통시켜 서술하여 그 이름을 십문화쟁론이라 하였다. 그 때 이를 칭송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대각국사 의천은 이를 가리켜 백가지 이론의 극단을 중지시키고 가장 일대의 공론을 정립시킨 대 논사라고 크게 치켜세웠다.

아래에 화쟁사상의 전형적인 몇 가지 예를 소개 드리고자 한다. 원효는 보살계본 지범요기(菩薩戒本 持犯要記)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사람들은 자기가 들은 바 좁은 견해만 내세워 그 견해에 동조하면 좋다하고 그 견해에 반대하면 잘못이라고 한다. 이런 사람들은 마치 갈대 구멍으로 하늘을 보는 것과 같아서, 갈대 구멍으로 하늘을 보면 좋다고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하늘을 보지 못한 자라고 말한다.

또한 원효는 세상의 이치는 하나가 아니지만 그렇다고 서로 다르기만 한 것도 아니라고 지적한다. 곧 비일비이(非一非二)인 것이다. 그는 열반경 종요에서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하나가 아니기에 능히 모든 방면이 다 합당하고 다르지 아니함으로 말미암아 모든 방면이 하나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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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러한 인식의 근거를 불도의 기본속성에서 찾고 있다. 불도는 깊고 광활하여 걸림이 없고 범주도 없다. 영원히 의지하는 바가 없기에 타당하지 않음이 없다. 그렇기에 일체의 다른 교의가 모두 다 불교의 뜻이요, 백가의 설이 옳지 않음이 없으며, 팔만의 법문이 모두 이치에 들어간다. (보살계본 지범요기 한국불교전서 1권-p.583).

원효는 이러한 논리에 입각하여 백가의 화쟁에 직접 뛰어든다. 그의 대승기신론소는 화쟁사상을 도입한 대표적 저술이다. 대승기신론은 세우지 않는 것이 없으며 또한 깨뜨리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런데 중관론이나 12분론과 같은 것들은 모두 집착을 두루 깨뜨리며 또한 깨뜨린 것도 깨뜨리되, 깨뜨린 것과 깨뜨림을 당한 것을 다시 인정하지 않으니, 이것을 보내기만 하고 두루 미치지 않는 논(論)이라 할 수 있다.  
또 유가론과 섭대승론에서는 깊고 얕은 이론들을 다 세워 법문을 판별했는데, 스스로 세운 법을 모두 버리지 아니하였음으로 이것을 주기만 하고 빼앗지 않는 논(論)이라 한다.

이제, 이 기신론은 지혜롭기도 하고 어질기도 하며 깊기도 하고 넓기도 하여 세우지 않는 바가 없으면서 스스로 버리고 깨뜨리지 않는 바 없으면서 도리어 인정한다.  
인정한다는 것은 저 가는 자가 가는 것이 다하여 두루 세움을 나타내며, 스스로 버린다는 것은 저 주는 자가 주는 것을 다하여 빼앗는 것을 밝힌 것이니, 이것을 모든 논의 조종(祖宗)이며 모든 쟁론을 평정시키는 주인이라 하겠다.

원효의 화쟁론 중심 내용을 살펴보면 심성 자체를 허공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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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게 가져, 어떠한 시비대상이 자기 앞에 닥치더라도 물들지 말고 무념의 세계로 들어가 융통무애하여 크기는 허공처럼 하고, 맑기는 큰 바다와 같이 하라고 가르친다.
허공과 같기에 그 체가 평등하여 차별 사이가 없거늘, 맑고 더러운 것이 어찌 따로 있겠으며 큰 바다와 같기에 그 성이 윤활하여 인연을 쫓아 거슬릴 수 없거늘 어찌 움직일 때와 고요할 때가 달리 있다 하겠는가? (한국불교전서 1권 p544 금강삼매경론)

곧 무념을 얻으면 대립된 상대방과 평등하여지며 더불어 초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원효의 이 같은 회통원융(會通圓融)의 입장에서 출발한 상대적인 인식론과 일체를 초월하는 논증방식은 보편적인 가치를 지녀 화쟁철학으로 정립된다. 화쟁철학을 오늘날 흔히 쓰는 표현을 빌린다면 다음과 같이 개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이상과 현실, 목적과 수단이 고도로 통일된 세계관이며 방법론이 된다고 보겠다.

3. 통일의 세계관, 통일의 방법론

오늘날 원효사상의 연구에 있어 원효가 염두에 두었던 화쟁의 대상을 불교 교학의 범주에 한정하지 않고, 세상이 모든 대립과 시비분쟁을 화해하는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일반화 되어 있다.

이는 화쟁사상이 현 사회가 안고 있는 제반 갈등, 더욱이 한반도 통일을 위한 화해 사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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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믿음에 대하여
조국의 통일은 우리 민족의 공통된 염원 또한 우리 민족의 현시점에서의 최고의 목표이기도 하다. 통일을 이룩하려면 먼저 통일에 대하여 크고 깊은 믿음을 일으켜야 할 것이다.

화엄경에서는 믿음은 모든 공덕의 어머니라고 하였다. 원효는 그의 대승기신론소에서, 대승기신론은 모든 논의 총체가 되며, 기신론은 그의 능력과 힘이 가장 큰 도리라고 하였다. 통일을 대승에 비유한다면 기신론이야말로 통일을 이룩하는 근본 보장이라는 말이 된다. 

그렇다면 믿음은 어디에서 어떻게 발생하는 것인가?
원효에 따르면 모든 문제는 마음의 문제라는 것이다. 즉 마음속에는 진여가 내재되어 있는가 하면 생멸도 내재되어 있어 갖은 현상이 일어난다.
대승기신론에 따르면 심 진여(心 眞如)란 법계 대총상(法界 大總相)의 체(體)이니, 이른바 심성이 생기지 않고 소멸하지도 않지만, 일체의 모든 법이 오직 망념에 의하여 차별이 있으니, 만약에 망념을 여의면 일체의 경계의 상이 없어질 것이다.

결국은 평등하게 되고 변하거나 달라진 것도 없으며, 파괴될 수도 없는 것이어서 오직 일심 법이어서 진여라고 이름한다. 우리는 흔히 기존의 이념과 가치관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야말로 현 사회의 모순과 갈등을 초래하는 시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망념을 없애기 위해서는 마음의 도리를 알고 깨쳐 우리들의 통일에 대한 믿음을 깊이하고 넓혀나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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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야 만이 차별은 사라지고 갈등은 해소되며 대립적 존재를 사랑할 수 있게 되고 더불어 승화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마음이 분열을 초래하기에 마음의 통일이 앞서야만 세계의 통일도 가능함을 시사하고 있다 할 것이다. 이런 이치에서 원효가 제시하는 통일과 화해 협력은 넉넉한 마음(진리에 대한 깨달음)과 따뜻한 마음(민족에 대한 사랑)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므로 마음의 깊이에서 일으키는 믿음이야말로 통일과 민족 화해에 따른 힘의 원천인 것이다.

(2) 정치체제의 대립에 대하여
오늘날 유행하고 있는 통일론을 살펴보면 대체로 정치체제의 대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근 48년간 북은 사회주의, 남은 자본주의 체제일 뿐만 아니라 남과 북은 각자의 이념과 가치관을 고집하면서 상호 비난하여 온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들이 한 마음에서 출발한다면, 즉 넉넉한 마음과 따뜻한 마음에서 출발한다면 이념의 대립으로 인한 망념은 쉽게 자취를 감출 것이다.

원효는 그의 화쟁론에서 양극단을 떠나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통일과 화해의 첫 단계는 먼저 변(邊)을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변이란 집착을 떠나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양변에 대한 긍정이요, 다른 하나는 양변에 대한 부정이다.

양측이 진리에 대한 편면적인 인식에 집착함이 싸움의 근원이라 할 때, 우리는 양측을 모두 부정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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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비록 편면적이기는 하나 진리를 지향하고 통일을 지향한다고 할 때 양변은 긍정의 대상이 된다. 이러한 양 긍정과 양 부정의 과정에서 우리들의 인식은 새로운 단계로 승화되며, 이것도 저것도 아닌 가운데에 이른다. 또 이러한 가운데까지 부정 하였을 때, 우리는 무애의 경지에 이르게 되며, 정치통일은 자연스러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

(3) 경제협력과 문화교류에 대하여
앞에서 우리는 원효의 화쟁논리에 입각하여 통일과 민족화해에 대한 좋은 신념과 정치체제의 대립을 초월할 때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원효의 화쟁논리에는 긍정과 부정의 논리 외에, 대립된 상황을 타개하여 공동 발전하는 방법으로 상호 접촉에 의하여 상대방의 장점을 취하여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고 대립된 상대와 더불어 초월하는 논리도 있다.

사실상 이러한 사상은 인류 사유의 보편적인 인식 방식중의 하나로서, 인류 문명의 발전사 역시 상호 교류와 학습을 통하여 오늘에 이른 것이다.

원효의 화쟁사상은 바로 이러한 보편적인 사유 방식에 대한 역사적, 현실적 이론의 총화이며 철학적 승화라 할 수 있다. 오늘날 남북의 현실은 어떠한가? 정치인들이 이념의 대립을 고집하여 모든 교류가 유보 또는 중단 되어 있다. 인류 발전사와 기본적인 인도주의 시각에서 볼 때 이는 분명 통일을 저해하는 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날 세계 경제의 흐름은 국경도 초월한지 오래다. 노동자, 금융자본, 경영방식 등 경제 기본요소는 인류 공유의 자산으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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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남과 북이 각각 IMF체제와 식량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에서 더욱이 오늘날 정치인들의 작태의 심각성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문화교류 또한 절실하다. 문화교류야말로 남북한의 민족의 동질성 확인과 회복 및 민족 정체성 구축을 가능케 한다. 경제협력과 문화교류는 통일과 화해협력을 이룩하는 기초 작업으로서 남북한 정신문명과 물질문명의 보완체제를 구축하여 민족문화의 건전한 발전과 더불어 경제입국을 실현하는 보장이 될 것이요, 나아가서 통일입국을 달성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4. 맺는 말
우리의 소원인 통일은 복잡하고도 극히 어려운 종합적인 긍정이다.

어렵기에 우리들의 지성어린 노력과 지혜의 집결이 필요하다. 본문에서 원효의 화쟁철학에 입각하여 남북통일과 화해협력에 관한 문제를 몇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우리들의 통일에 대한 확고부동한 신념은 통일의 원동력이 될 것이요, 화쟁사상은 통일의 세계관과 화해의 방법론이 되어 이념의 장벽을 넘고 경제협력의 길을 열며 문화 동질성 확인과 회복의 커다란 공헌을 할 것이며, 나아가서는 통일조국의 철학이 될 것으로 믿어마지 않는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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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민족통일의

전망과 앞으로의 과제

주최: 한반도통일연구회 주최 제5차 국제학술대회
일자: 1999년 8월 10일 ~ 8월 12일
장소: 독일 프랑크푸르트

발제자: 김도안 스님(평불협 미주회장)

한반도의 분단극복을 위한 평화적인 노력은 1972년 7월 4일을 기하여 남과 북 쌍방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하루빨리 가져와야 한다는 공통된 염원을 안고, 불신과 오해를 씻고, 긴장의 고조를 완화시키며, 나아가서 조국통일을 촉진시키기 위하여, 3대 원칙에 합의를 보았습니다. 그것이 바로 7.4공동선언입니다.

첫째, 통일은 외세에 의존하거나 외세의 간섭을 받음이 없이 자주적으로 해결하여야 한다.

둘째, 통일은 서로 상대방을 반대하는 무력행사에 의거하지 않고, 평화적 방법으로 실현되어야 한다.

셋째, 사상과 이념, 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우선 하나의 민족으로서 민족적 대단결을 도모하여야 한다.
고 되어 있습니다.

이 원칙은 남북간 당국자간의 약속이며, 전 민족이 바라는 통일의 기조라고 생각합니다.

그 후 남북 사이에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가 제4장 제25조에 의해 1991년 12월 13일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양국 총리의 서명으로 체결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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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분야별 3개 부속 합의서에서
제1장: 체제 인정 존중
제2장: 내부 문제 불간섭
제3장: 비방, 중상 중지
제4장: 파괴, 전복 행위 금지
제5장: 정전 상태의 평화 상태로의 전환
제6장: 국제무대에서의 협력
제7장: 이행 기구 제28조항에 의한 합의서가 채택되었으며

이어서 남북 불가침 이행과 준수를 위한 부속 합의서에서는
제1장: 무력 불사용
제2장: 분쟁의 평화적 해결 및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
제3장: 불가침 경계선 및 구역
제4장: 군사 직통전화의 설치, 운영
제5장: 협의 이행기구
제6장: 수정 및 발효로 제19조항에 의한 부속 합의서가 체결되고

남북교류 협력 이행준수를 위한 부속 합의서에서는 다시
제1장: 경제교류 협력
제2장: 사회문화 교류 협력
제3장: 인도적 문제의 해결
제4장: 수정 및 발효로 제20조항에 의한 합의를 도출하였습니다.

다시 남북공동위원회 구성 운영에 관한 합의서가 1992년 9월 17일을 기하여, 고위급 회담에서 남북 총리가 합의 서명하고 남북 군사 공동위원회구성 운영에 관한 합의를 발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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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으로써, 그 후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이 발효됨에 따라 남과 북은 그 어느 때 보다도 평화공존의 분위기가 고조되었으나,

남한 간첩단 사건 및 팀스피리트 훈련의 재개 문제와 관련하여 북한의 연형묵 정무원 총리의 대남 서한을 통한 감정의 골은 결국 준 전시상태가 선포되게 되었고 드디어 북은 핵확산 금지조약기구(NPT)로부터의 탈퇴를 선언하게 되었습니다.

○ 주변국들에 의한 통일방안, 이대로 좋은가?

93년 6월에 북미 1차 고위급 회담이 뉴욕에서 개최되면서 북미간에 접촉은 긴밀히 추진되고 남북간의 대화는 간헐적이나마 추진되어 오다가 미국 전 카터 대통령의 평화 중재로 남북 정상회담 제의를 받아드려 남북의 정상회담을 위한 예비접촉이 실현되면서 남과 북의 정상들(북 김일성 주석과 남 김영삼 대통령간)이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합의가 채택되었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남북 정상회담의 실질적인 당사자인 김일성 주석 서거는 남북간 평화공존과 화해 협력 시대를 열지 못한 채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이는 우리 민족의 서광을 여는 좋은 계기를 잃고 말았다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그 후 남과 북은 김일성 주석 조문 파문과 김영삼 대통령의 대북 강경 발언으로 말미암아 급기야 긴장이 고조되면서 남북의 교류 협력만이 아니라 일체의 정치회담까지 중단되는 사태를 낳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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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북미간에는 핵 확산금지가 타결되고 기본 합의서가 발효되면서 대북 경수로 지원과 북미간에 연락사무소 설치 등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통하여 팀스피리트훈련을 중단하겠다고 합의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나 정치적 발표는 그 상황 변화에 따라 다시 되돌아가서 긴장은 고조되고, 순수한 통일세력은 정치적 변수에 따라 민족화해나 통일의 접근을 시도하지도 못한 채 무산당하고 마는 결과가 초래되었습니다.

다시 남한은 새 정부(김대중 정부) 출범과 함께 남북한에 있어서 화해 협력시대를 열어 공존 공영하면서 평화 정착을 확립하여 점진적인 통일 국가로 진입한다는 기본 통일론을 제창한 바 있습니다.

또한 정치와 경제는 별도의 창구를 이용, 민족 자산과 삶의 향상을 통한 경제교류 협력이 필요하다고 하여, 한국의 우수한 기업으로 하여금 합작 또는 시설 지원을 가능하도록 하고 이를 정부가 측면에서 지원 하고 있다고 듣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남북한 간의 공존 공영을 위한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는 측면과는 반대로, 화해와 협력을 방해하는 세력이 존재하며, 이들은 엄청난 중상모략과 국제적 이간질로 결국 강대국의 입지만 세워주는 결과가 초래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민족은 현실적으로 남과 북의 체제 통합이란 실현되기가 너무나 어렵습니다. 정치적인 이념의 차이와 삶의 질에 있어서도 상호간에 수용이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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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남한의 자본민주주의와 시장경제로 익숙해진 국민들이 북한의 계획경제를 수용할 수가 없습니다.

북 또한 남한의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경험하지 못한 관계로 북의 인민들이 자본주의 체제를 받아들일 수 없을 것입니다.

거기에다가 부익부 빈익빈의 빈부 격차를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공산사회주의 국가인 북한의 인민들에게는 더 크나큰 시련이라고 할 것입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단계적인 평화공존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현 상황에서 21세기를 맞이하는 우리민족의 통일의 전망과 그 과정은 새로운 모색과 도전이 필요한 시기라고 하겠습니다.

먼저 민족의 통일 논의에 있어서 7.4공동선언을 한지 27주년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쌍방은 통일 방안에 있어 궁극적인 통일달성의 목표를 체제통일에 두고 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통일 논의는 소모적인 결과만 초래할 뿐, 민족이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논의라고 보기에는, 새로운 모색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우리는 통일이 어떤 이념하에 어떤 접근방법으로 이루어져야 될 것이냐 하는 점에 대해서는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고, 통일을 기다리면서도 통일에 대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지 않는 형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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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시점에서 부처님의 육화경(六和經)에 나타난 중도(中道) 이론이나 신라가 낳은 원효 스님의 화쟁론에서 중도 이념에 입각한 통일론과 중립화 통일론을 비교 연구해 보는 것은 새로운 통일의 시각을 보게 되고, 또한 새로운 통일 접근방법을 발견하는데 있어서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 됩니다.

여기서 전개해 보려 하는 것은 옛날에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의사의 입장에서 세계의 고(苦)를 진단하신 후 그에 대한 처방을 내려 주셨듯이, 남북통일을 의사의 입장에서 분단병의 원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병세를 잘 파악하여 그 병을 고칠 수 있는 치료법과 처방(약방문), 즉 새로운 통일안을 제시해 보려고 하는 것입니다.

○ 조국 분단병의 원인과 그 원인의 진단
격언에 한 나라의 지리는 그 나라의 역사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습니다. 즉 지리적 위치는 한 나라의 국가 생존에 근본적인 속박력을 갖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 국가는 개인이나 시민과 달라서 그 이웃이 나쁘다고 짐을 싸서 보다 좋은 이웃으로 이사 갈 수 없는 것입니다.

한 나라의 지리적 위치는 일정한 불변의 것이므로, 그 나라는 이미 주어진 그 이웃과 잘 살아갈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을 찾아내야만 합니다.

우리 한반도의 주어진 지리 환경을 살펴보면, 강대국(중국, 러시아, 일본)들에 둘러싸여 있어 항상 그들 사이의 경쟁과 대치의 무대가 되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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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우리 한반도는 그 지역에서 가장 작고 약한 나라이기 때문에 그 주변 어느 나라와도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입장이 되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고대로부터 많은 외세의 침략을 받아왔던 것입니다.

그 예로서 BC 2세기의 한(漢), AD 7세기의 수(隋)와 당(唐), 10세기와 11세기의 거란, 13세기와 14세기의 몽고 원(元), 16세기 후반의 일본, 17세기의 청(淸)나라의 침범이 각각 있었습니다.

19세기 후반에 들어와서는 한반도를 자국의 안보와 세력 확장에 중요한 지대로 보아온 세 나라, 즉 일본, 중국, 러시아의 경쟁 갈등의 초점이 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1894년 ~ 95년 청일전쟁과 1904년 ~ 1905년의 러일전쟁의 중요한 하나의 원인임과 동시에 목적이 되었습니다.

일찍이 러시아와 일본은 두 번(1896년~1903년)에 걸쳐 38도선을 따라 양국 세력을 분할하려는 이른바 완충지대의 형성에 대해 논의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마침내는 일본 세력이 우세해 지자 1910년 일본은 한반도를 그들의 식민지로 병합하였던 것입니다. 그 후 일본은 한반도를 발판으로 중국대륙을 정복하려 하였으나, 미국에 도전함으로써 결국 패망한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2차 대전 후 한반도는 또 다시 외세의 분쟁 속에 휘말려 들어 갔는데, 그것은 우리나라가 미소 양국에 의해서 분할되게 되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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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군의 점령 후 우리나라가 통일정부를 수립하는데 실패한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38도선의 분할은 미국이 해양세력으로서 일본을 대체하여 소련의 한반도 지배에 대항한 전통적인 세력 균형 정책의 재현에 불과한 것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양 대국은 분단 후 재통일을 위하여 미소 공동위원회를 소집하여 노력했으나 성공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당시 우리 내부의 정치 분열, 즉 내부 정치인들이 외세를 이용하여 득세하려는 야심 때문에 재통일 되기는 어렵게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남북한의 단독정부의 수립은, 그들이 주장하는 주권 독립국이라는 정통성을 주장하면서, 그 특징을 그 나라의 안전보장 즉, 국익을 위해서는 어떠한 외국의 지배나 간섭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주권 논리가 성립 되기도 합니다.

또한 그 나라의 영토를 지키기 위해서는 전쟁도 할 수 있으며 평화 협정도 맺을 수 있으며 그 나라의 이익이 되지 못할 경우 폐기할 수도 있다고 하는 주권국가의 주목적을 그의 존속에 두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고로, 전 한민족의 번영 생존보다는 (自國, 大韓民國, 人民共和國) 개개의 번영 생존이 먼저 우선 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론적 토대 위에 통일 논의는 더 이상 전개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본인의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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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한민족의 통일방안
그렇다면 우리 민족이 하나 되고 통일의 실현이 가능한 것은 어떤 형태의 통일안이 되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알맞고 가능성이 많은 통일 처방은 ‘중도이념 하에 입각한 중립화 통일방안’이라고 생각됩니다.

먼저 중립화란 용어의 설명이 필요한데, 그것은 여태껏 이해보다는 오해와 왜곡에 덮여져온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냉전 전승기에는 이 개념이 용공주의, 친북주의적 사상이라고 까지도 비난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수많은 악평이 된 개념이 있는 몇 개의 예를 든다면 좌우파 간에 회색분자, 이리 붙고 저리 붙는 기회주의자, 의리가 없는 배신자, 주관과 줏대가 없는 자, 사꾸라 인간 등으로 악평을 모질게 합니다.

아직도 그렇게 보는 시각이 있을 줄 압니다.

우선 중립화는 중간화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중도(中道), 중정(中正)의 참뜻은 불교 교리의 핵심인 어느 쪽에 치우치지 않는 중정의 도, 그리고 대립된 견해를 극복하여 악은 선으로, 모순을 조화로, 분쟁을 평화로, 대립을 협조로, 무지를 지혜로 지향하여 승화시키는 창조성을 가진 것이라 할 것입니다.

오늘날 통일의 극복은 내 것만이 옳다고 하는 그러한 논리보다는 나와 이웃 그리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그러한 체제, 그러한 견해를 확산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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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질게 불어 닥치는 자본민주주의의 폐악 속에서, 또는 국가경제가 바닥으로 치달아 민생의 고통이 더 갈 수 없는 극한적인 상태에 빠져있는 속에서는 민족의 번영은 기약할 수 가 없습니다.

우리 민족이 살아남을 수 있는 최대의 공약수를 찾아야만 합니다. 그것은 우리 스스로가 다짐하고 결정하여야 할 민족의 결단입니다.
오늘 우리는 21세기를 맞이하여 결단의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결단에 앞서 현실 상황을 바르게 파악하고 민족 전체가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남북한 정치지도자의 격의 없는 대화정치가 복원되어야만 합니다.

또한 단계적인 평화구축과 경제협력을 통한 민생복지를 위해서 정전협정을 폐기하고 평화협정 체제로 전환하여야 할 것입니다. 먼저 남과 북이 화해 협력을 통한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자주, 평화, 민족의 대 단결의 기치 아래, 남북 공히 합의된 협정을 성실히 수행하면서 민족자본 축적과 통일의 준비를 위한 작업을 계속 추진하여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이념과 사상을 뛰어넘어 소모적인 군사 경쟁을 중지하고 대화에 의한 민족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논리로 끌어가자는 것입니다.

이제 세계는 한 지붕 안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우리 배달의 자손들은 한반도의 평화구축과 안정된 민족통일을 위해서는 상주국에 있으면서 한반도 정책에 직간접으로 그 영향력을 발휘하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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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세계 여러 나라가 간섭할 수 없고 주변 강대국이 지배하지 못하도록 우리의 주권을 우리 스스로가 행사할 수 있는 자유민족국가를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바로 우리들이 실천하여야 할 내적 조치와 과제는 21세기를 맞은 2000년대에 가서 기필코 통일조국이 건설되기를 기대하는 것입니다.
할애된 시간동안 경청해 주신 것 감사드립니다.

<참고문헌자료>
* 아태 통일연감 : 1995년 간행, 아태평화출판사
* 원효사상(화쟁논을 중심으로) : 한반도통일연구회 4차대회 주제논문
* 황인관 교수(미 브레들리대학 정치학 교수) : 한반도 중립화통일은 가능한가?
(제6회 재북미 한국인정치학회 학술대회발표논문 : 1985년 8월 5일 ~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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