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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가 아니라는 변명은 본인 자신도 할 수 없겠습니다만,

잠깐의 변명의 기회를 주시다면 분규의 당사자인 스님들의 비춰진 물욕 뒤편에는 승가 가문의 위상에 대한 명분이 있고 또한 올바른 불교에 대한 애착이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군요.

국회의원의 자질이 국민의식의 평가기준이 되듯이 스님들의 재기운동은 우리불자, 크게는우리 조국의 또 다른 반영이라고 양해하시고,

좋은 기회로 미국과 인연을 맺으신 우리 미주동포 여러분들이 좀더 관심을 가져 주신다면 우리 조상들이 믿어왔던 멋진 불교로 반드시 되돌아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종교의 사명은 인류사회가 건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바르게 인도하는데 있다 하겠습니다.

모든 악을 짓지 않도록 막아주고 많은 선을 행하여 사회가 맑고 향기로운 사회가 되도록 이끌어 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악을 막기는 고사하고 분쟁을 야기 시키고 인간의 심성을 더 타락되게 하는 종교라면 있는 것 보다는 없는 것이 낫다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20세기는 종교가 인류사회를 위해 덕을 준 것보다는 해를 끼쳐주는 일이 세계 도처에서 많이 일어났습니다.

인류가 이 지구상에서 저지른 모든 끔찍한 대규모 죄악상은 99.9%가 종교라는 명분아래 자행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242)

다섯째가름(2000년대 종교인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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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 이라크, 이스라엘, 아랍, 코소보, 보스니아, 씨에라 레옹, 라이베리아, 인도, 파키스탄, 도쿄의 지하철 독극물 살인 이러한 종교적 분쟁으로 살상과 전쟁이 끊어지지 않고 종파적 패권 투쟁으로 20세기를 종교분쟁으로 막을 내렸다고 시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1세기를 맞이하는 우리 종교인들이 하여야 할 덕목은 종교적인 화해 협력을 통한 세계평화를 정착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새 천년을 향한 종교인의 신앙자세는 세계가 안고 있는 현실의 고통을 어떻게 극복하고 타개할 것인가를 고민하여야 합니다.

앞으로 다가올 새 천년의 전개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급진적인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보겠습니다.

최첨단의 정보와 전자 산업은 이 지상에 생태계 뿐만 아니라 우주 공간 외계에까지 파급을 주어 엄청난 변화와 발전이 예상되며 유전공학과 생명공학의 발달은 종교계에도 엄청난 도전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 실험의 첫 단계에서 나타난 복제 인간은 그 무엇을 의미하는 것입니까? 우리가 갖는 시간의 개념도 20세기가 느끼는 그러한 시간적 가치표준이 아니라 21세기에 가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급진적 변화가 시간을 초월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세기를 맞는 우리 종교인의 사명은 종교간의 화해와 협력을 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다 하겠습니다.


다섯째가름(2000년대 종교인 자세)

(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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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곡조는 나뭇잎의 흔들림을 따라 음악도 되고 미술도 되고
시와 소설이 되어 바람을 일으키고 있지 아니한가

그러나 보아라 저 바람을 보라
나뭇잎이 흔들일 때는 최선을 다하여 흔들지만
나뭇잎을 떠날 때는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고 떠나지를 아니한가

우리 빈 마음으로 살자
주는 것 받는 것이 어디 흔적이 있더냐

우주는 황활한 것
또한 오대주 육대양이 모두가 우리들의 터전인 것을
흘러가는 구름 따라 바람의 길을 떠나자

우렁찬 함성으로
내일의 길을 기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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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

다섯째가름(바람이 일고 있다)

종성, 홍엽시월

 

-도안스님 시편 중에서(서라벌 예대 때 작시)-

<종성>

     적막한 대지에 떨어지는 소리
     아쉬운 선잠에 눈비비는 소리
     들렸다 흐렸다 삭-풍- 넘어로
     악몽의 지름길 일러주네


     창넘어 달빛아 날따라 가자
     황금의 은반이 웃음을 담고
     티없는 밝음이 너를 맞이하리니


     만상의 거울을 닦지 않아도
     너는 그 빛이 더욱 빛을 내여
     어둠이 가신 대지 위에는
     여운만이 충만하구나....


     <도안스님 시편에서>
     1962년3월1일(25세때) 작시

 

 

 

 

 

 


다섯째가름(종성, 홍엽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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