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립국은 군대가 없고 다만 민방위만 존재하기 때문에 국방비를 엄청나게 절감할 수 있습니다.

이 국방비를 국민복지와 산업시설에 투자한다면 세계 5위의 경제부국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입니다.

5) 지속적인 대북 햇볕정책
우리 민족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된 민족입니다. 우리는 미국에 의해 같은 시기에 분단된 독일의 통일에서 평화통일의 지혜를 배워야 합니다.

독일은 무조건 동독에 퍼주었습니다. 그러나 독일 국민들은 이에 아무런 시비나 비난을 하지 않았습니다.

독일의 라인강의 기적은 바로 이러한 민족성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떻습니까? 김대중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직전 평화통일을 위한 햇볕정책의 일환으로 2억 달러를 북한에 지원한 것에 대해 통치권자의 초 실정법적 통치행위였으니 양해해 달라는 해명까지 했습니다.

6공 시절 노태우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수교를 위해 30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했습니다.
지금까지 러시아제 무기대금으로 까고 있지만 통치권자의 초 실정법적 통치행위로 인정했고 러시아 수교로 이익도 적지 않게 보고 있습니다.

독일 통일의 영웅 빌리 브란트 총리의 동방정책에 독일 야당은 물론 범국민적 지지를 보냈습니다.


(210)

넷째가름(기조강연-최종수 신부)

*

 

동독과의 화해와 포용자금으로 주는 돈을 까발리라고 다그치지 않았습니다. 독일정부가 제공한 500억 달러보다 두 배가 많은 돈이 민간자금으로 동독에 지원되었습니다. 물론 거저 주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도로 건설비, 입국 허가료, 심지어 돈을 주고 싶은데 조건을 걸기가 만만치 않아 방문 환영비를 주는 등 명목이 너무도 다양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동독에 돈을 더 줄 수 없을까 명목을 찾기에 혈안이 된 것처럼 지원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떻습니까? 북한 주민들이 식량이 없어 굶어 죽어가는 데도 고작 2억 달러만 지원했습니다. 한해 남한이 음식 쓰레기가 9조원에 달합니다. 이 음식만이라도 북한에 지원했다면 지금의 식량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더 기가 막히는 것은 정확한 근거도 없이 2억 달러의 지원금 일부가 군비로 전용되었다며 한나라당과 조, 중, 동으로 대변되는 보수 세력들이 벌떼처럼 특검제를 부르짖고 있습니다.

이러한 보수 세력들에 의해 노벨 평화상을 돈으로 샀다는 터무니없는 주장 때문에 나라 망신을 당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더디지만 변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변화가 하루아침에 일어난 것이 아닙니다. 20년의 세월이 필요했고 아직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북한 역시 중국처럼 개방을 통한 변화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북한의 개방을 남한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합니다. 동남아시아와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을 북한에 유치해야 합니다.


넷째가름(기조강연-최종수 신부)

(211)

 

 



 

 

"생각 자체도 한곳에 머물지 말라"

항시도 잊지않은 귀에 쟁쟁한 가르침

나의 은사 동암 대선사

흔히 출가자를 일러 걸사라고 한다. 걸사란 가진 것이 없어 빌어 생활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선비처럼 고고하게 살라는 뜻이 내포된 단어이다.

불교율문에 출가수행자는 아무것도 소유하지 말라는 부처님의 계명이 있다.

나의 은사인 동암선사는 부처님 계명인 [무소유]를 철저히 실천했다. 평소 입고 다니는 옷은 승복, 바지, 저고리 3벌이 전부다.

식사 때 쓰는 발우(밥그릇)한 벌, 매고 다니는 걸망해서 3의 일체로 평생을 살다 1969년에 타계하셨다.

스님은 평북 희천군에서 태어나 17세에 북간도로 가 독립군에 가담, 일본군경과 항일투쟁했던 애국운동가였다.
기미독립운동에 참가한 불교대표 백용성 대선사의 가르침을 받아 출가수행자가 되었다.

그는 전국 유명사찰의 고승대덕을 심방하고 불교의 진수인 일대시교를 백학 명강백으로부터 전수받고 불교교리를 포교하다 마지막에는 불교학문까지 다 버리고 참선수행 납자가 되었다.

○○○○○○

 


(230)

다섯째가름(생각 자체도 머물지마)

*

 

그후 심산유곡 암자에 기거하며 참선을 배우러 오는 수행자에게 출가자는 항상 마음을 허공과 같이 비워 두어야 한다고 일러 주셨다.

모든 물질에 마음을 두지 말고 생각 자체도 한곳에 머물지 말라는 그분의 말씀은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그는 일년내내 항상 내의없이 홋 중의적삼만 걸치고 다녔으며 잠잘 때도 입은 그대로 베개도 없이 방석하나만 배위에 올려놓고 자는 수행을 지속했다.

오늘에 사는 우리 수행자는 어떠한가?

출가 입문한지 33년이 되는 나는 소유하지 말라는 근본계명 중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마음을 끊기가 매우 힘이 든다.

입고다니는 승복만도 10여벌이 되고 취미삼아 모은 불교공예품만도 70여점이 된다.

또한 2천여권의 불교경전을 소장하고 있으며 그 외 잡다한 소유물을 지니고 있다.

생각 자체도 머물지 말라는 그 분의 가르침을 언제나 제대로 실행할 수 있을지.....

<1985년 4월 25일 한국일보 게재- 김도안>

*

*

*

 


다섯째가름(생각 자체도 머물지마)

(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