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야 만이 차별은 사라지고 갈등은 해소되며 대립적 존재를 사랑할 수 있게 되고 더불어 승화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마음이 분열을 초래하기에 마음의 통일이 앞서야만 세계의 통일도 가능함을 시사하고 있다 할 것이다. 이런 이치에서 원효가 제시하는 통일과 화해 협력은 넉넉한 마음(진리에 대한 깨달음)과 따뜻한 마음(민족에 대한 사랑)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므로 마음의 깊이에서 일으키는 믿음이야말로 통일과 민족 화해에 따른 힘의 원천인 것이다.
(2) 정치체제의 대립에 대하여 오늘날 유행하고 있는 통일론을 살펴보면 대체로 정치체제의 대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근 48년간 북은 사회주의, 남은 자본주의 체제일 뿐만 아니라 남과 북은 각자의 이념과 가치관을 고집하면서 상호 비난하여 온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들이 한 마음에서 출발한다면, 즉 넉넉한 마음과 따뜻한 마음에서 출발한다면 이념의 대립으로 인한 망념은
쉽게 자취를 감출 것이다.
원효는 그의 화쟁론에서 양극단을 떠나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통일과 화해의 첫 단계는 먼저 변(邊)을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변이란
집착을 떠나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양변에 대한 긍정이요, 다른 하나는 양변에 대한 부정이다.
양측이 진리에 대한 편면적인 인식에 집착함이 싸움의 근원이라 할 때, 우리는 양측을 모두 부정할 수 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