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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10월~20년11월

(제8호)

mediaJournal - buddhaRoad

다시 돈오(頓悟)와 점수(漸修)에 대하여

    김영식

다시 돈오(頓悟)와 점수(漸修)에 대하여3

 

 

 

 

 

물론 이마저도 인과의 일이므로 안도감이나 새로운 세계관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합니다. 이 현상에 영향을 받아 퇴전하는 것은 자기 이해를 스스로 세뇌하는 후공부가 미진하기 때문입니다.

탐진치는 매우 불편합니다. 꿈인 줄 알고 있으므로 막행막식을 저지르더라도 자신은 걸림이 없겠지만 곧 사회에서 고립되고 의식주의 해결이나 소통에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입니다. 탐진치를 일으키는 무의식은 ''의 의식과 무관한 독립적인 심리 기계이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삶의 주인공으로서의 ''는 죽었지만 무의식에서는 그 삶의 주인공이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무의식은 의식과는 다른 일처리 경로를 거칩니다. 비교 판단 선택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자극이나 조건화된 특정 상황에 대하여 기계적으로 대응합니다. 이런 구조적인 이유로 인하여 무의식은 의식의 지배와 명령을 받지 않습니다. 질투심과 모욕감이 일어났을 때, 의식이 상황을 합리적으로 살펴서 그런 감정이 불필요하다고 판단하더라도 무의식은 이 판단과 무관하게 자기 방식대로 스스로 작동합니다. 이성과 감정의 충돌이라고 표현하는 현상입니다.

깨달아 마친 사람이 무의식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점수입니다. 돈오의 인과로 무의식이 해결되지 않는 것은 의식과 무의식이 뇌의 다른 영역에서 처리되기 때문입니다. 의식과 무의식은 동일하게 뇌의 신경계통에서 일어나지만 내장기관에서 간과 위의 역할이 다른 것처럼 작동하는 뇌의 부위와 역할이 상이합니다.

물론 무의식이 단순히 편향적인 심리 기계의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의식의 기저에서 여러 감각과 개념의 바탕을 구성하고 레이더처럼 작동하며 예측과 대응을 합니다. 무의식이 작동하지 않으면 의식이 정상으로 작동하지 못하므로 인식과 대응에 문제가 생깁니다. 그러므로 점수는 무의식의 제거가 아니라 고도화입니다.

무의식의 상당 부분은 ''를 보호하는 안전장치입니다. 깨달은 사람의 의식에서 삶의 주인공으로서의 ''가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무의식은 여전히 ''를 주인공으로 수호하는 일을 꾸준히 수행하는 것입니다. 점수는 무의식이 보호해야 할 삶의 주인공으로서의 ''가 죽었다는 사실을 무의식이 스스로 수용하여 무의식에서도 ''가 죽는 과정입니다.

무의식은 언어를 배우기 이전에 형성된 것들과 청소년기에 형성된 것들이 있습니다. 어렸을 때 만들어진 것일수록 뇌신경에 강력하게 '배선' 되어 있으므로 변화가 어려우며 개념과 함께 형성된 것들도 의식의 힘으로 바뀌지 않습니다.

무의식의 형성은 스스로 조건화된 것입니다. 어린 유아는 배고픔, 벌레 물림, 배변 등의 해결을 외부에 의탁하고자 하는, 울거나 웃거나 비명을 지르거나 고개를 젓는 등의 다양한 경험을 통하여 특정 해결책을 발견하고 그 방법을 구조화합니다.

개념이 포함된 무의식을 구축하는 경우에도 무의식이 당시의 경험사례 중에 가장 효율적인 것으로 판단되는 것을 스스로 채택하는 것이지 의식의 합리적인 훈련 과정을 통하여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이런 무의식에 의식적으로 접근하여 작동체계를 수정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무의식이 처음 작동체계를 구축할 때 스스로 채택한 것처럼, 무의식이 스스로 변화하도록 조건을 부여해주는 수밖에 없습니다. 무의식이 관계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이유의 대부분은 착각일 뿐인 ''를 실체로 간주하여 지키려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그렇게 지킬 ''가 없음을 무의식이 스스로 알도록 계속 비춰주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무의식을 통제하려는, 어떤 의지나 생각을 발휘하는 경우에는 생각의 힘이 무의식에 되먹임을 하여 오히려 무의식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의식적으로 달리 노력하고 갈고닦을 수가 없는 이 상황에서 무의식이 하는 일을 환하게 비출 수 있도록 의식의 불이 켜져야 합니다. 무아와 연기인 줄을 다만 아는 것, 이것이 팔정도이며 그러므로 점수는 갈고닦는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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