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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낙산사 관세음보살님 앞에 가서 마음속에 담았던 답답한 기운을 풀고 기원도 하다가 잠깐 잠이 들었어요. 그런데 꿈속에서 그 사람하고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 40년을 사는 거예요. 흉년이 들고 질병이 돌고 해서 집안이 흩어지고 이리저리 하다가 그 마지막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인간의 고통을 겪다가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깨어나고 보니 하루 저녁이었습니다. 그런 꿈을 꾸고 나니까, 세상살이에 대한 미련과 집착이 일시에 없어져
버렸다는 거죠. 이러한 관세음보살의 영험은 도를 도와주는 위신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노힐부득 스님의 몸은 황금빛으로 변해 성불합니다. 그리고 나서 여인은 “아시관음보살”, 즉 “나는 관세음보살이다” 하며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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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따님은 시집을 갔지만 스님의 사모하는 마음은 지워지지 않아 한탄도 하고 원망도 하곤 했지요. 하루는 낙산사 관세음보살님 앞에 가서 마음속에 담았던 답답한 기운을 풀고 기원도 하다가 잠깐 잠이 들었어요. 그런데 꿈속에서 그 사람하고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 40년을 사는 거예요. 흉년이 들고 질병이 돌고 해서 집안이 흩어지고 이리저리 하다가 그 마지막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인간의 고통을 겪다가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깨어나고 보니 하루 저녁이었습니다.
그런 꿈을 꾸고 나니까, 세상살이에 대한 미련과 집착이 일시에 없어져 버렸다는 거죠. 이러한 관세음보살의 영험은 도를 도와주는 위신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순전히 복만 받는 관음신앙이 아니라 조신 스님으로 하여금 부질없는 집착에서 벗어나 올바른 수도의 길을 가게 하는 관음신앙도 있습니다. 이처럼 오늘날에는 현실적인 조화만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삼국유사』에 보면 공부하는데 도움을 주는 관음신앙의 위신력과 현실적인 조화의 위신력이 고르게 나타나 있습니다.
도를 돕는 관세음보살의 위신력에 얽힌 또 다른 일화를 소개하면 경상남도 창녕에 가면 백월산이 있습니다. 그곳에는 달달박박하고 노힐부득이라는 스님의 설화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두 스님은 등 하나를 사이에 두고 열심히 도를 닦았는데 어느 날 관세음보살님이 스님들의 공부를 돕기 위해 낭자로 화신해서 찾아갑니다. 달달박박 스님은 세상을 다 초월하고 속세를 등지고자 하는 생각이 아주 철저한 분이셨죠. 그래서 저녁에 길 잃고 방황하는 낭자를 도와주는
아량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낭자를 보고는 “여기는 나 혼자밖에 없고 세속의 여인이 머물 수 있는 곳이 아니오”하며 관세음보살님을 쫓아냅니다. 할 수 없이 노힐부득 스님을 찾아간 관세음보살님. 그러나 노힐부득 스님은 달랐습니다. “여기는 여인이 머물 수 있는 곳은 아니지만 첩첩산중에서 길 잃고 갈데 없는 처지이니 일단은 쉬어가도록 하시오”하며 여인을 맞아 주는 겁니다. 방에서 여인을 쉬게 하고 스님은 밖에 나가 공부를 계속했습니다. 이와 같이 불교에는 원이세속이라 하여 무조건 세속을 멀리 여의는 가풍이
있고 처렴상정이라 해서 세속을 가까이 하기는 하되 청정성을 지킨다는 가풍이 있습니다. 처렴상정은 물든 데 처해 있지만 연꽃처럼 항상 맑고 깨끗한 마음을 유지한다는 뜻입니다. 수도인들이 여성을 아예 멀리하는 경우도 있지만 여성을 상대하되 공식적으로 법답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경우가 처렴상정, 후자의 경우입니다. 원효 스님 같은 고승은 세속으로 들어가 버린 분입니다.
노힐부득 스님의 경우 처렴상정으로 여인을 도와주기는 하되 다른 탈법적인 것은 전혀 없었던 것입니다. 여인이 갑자기 진통을 느끼며
산기가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애를 낳아야 하니 물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노힐부득 스님은 물을 준비합니다. 여인은 아기를 낳고 준비해 준 물에 목욕을 합니다. 그런데 물이 금물로 변하는 것입니다. 여인은 스님에게도 목욕을 하라고 권합니다. 스님은 목욕을 합니다. 스님의 몸이 물에 닿자마자 황금빛으로 변하는 것입니다. 노힐부득 스님의 몸은 황금빛으로 변해 성불(成佛)합니다. 그리고 나서 여인은 “아시관음보살”, 즉 “나는 관세음보살이다” 하며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습니다.(*기사 원고 넘쳐 이하는 생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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