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 밝은 體 보리심과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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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 밝은 體 보리심과 같아

전체글 글쓴이: lomerica » (수) 01 06, 2021 9:30 am

월륜관(月輪觀)

충남 태안의 신두리 해안 사구(砂丘)는 2001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도반들과 자주 해안 사구를 등에 업은 해변 사장(沙場)의 고운 모래를 밟으며 걷기 명상을 한다. 밀썰물의 해조음(海潮音)과 파도와 바람의 어울림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노라면, 제일 먼저 바람소리가 구분되고, 이윽고 해조음과 파도소리가 구분된다. 그리고 해조음이 밀물소리인지 썰물소리인지도 구분된다. 해조음이 마음을 씻어주니, 고통 받는 중생을 위한 불보살의 설법 소리에 비유될 만하다.

계절에 따라 바다 가운데로 또는 섬의 산봉우리로 떨어지는 해와, 수시로 변하는 저녁노을 풍경, 그리고 해 떨어지기 전 서둘러 사구 뒷산으로 떠오른 창백한 달이 어스름이 짙어갈수록 점점 밝게 빛나는 풍경 속에서 걷기 명상은 계속된다. 〈관무량수경〉에 나오는 16관법의 초관(初觀)은 서쪽에 곧 지려는 해가 하늘에 매달린 북과 같음을 보고, 눈을 감으나 뜨나 그 영상이 분명하도록 하는 일상관(日想觀)이다.

수식관(數息觀)이 널리 행해지는 것은 호흡이 항상 나와 함께 하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늘상 보는 해나 달을 관(觀)하는 일상관이나 월륜관(月輪觀)도 그러한 맥락에서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다.

1269년 송(宋)의 지반(志磐)이 지은 〈불조통기(佛祖統紀)〉는 천태종의 입장에서 석가모니부터 인도와 중국의 고승들의 전기와 계통 등을 서술한 책으로, 여기에 용수(龍樹)보살의 월륜삼매(月輪三昧) 이야기가 나온다.

“용수는 남인도에서 법장[法藏, 佛法]을 (제자인) 가나제바에게 부촉하고 월륜삼매에 들어 매미가 허물을 벗듯 입적하였으니 세수 300세였다. [龍樹。於南天竺以法藏付迦那提婆。入月輪三昧蝉蛻而去。壽三百歳]”

시골에 살아본 사람은 거의 누구나 어릴 때 밤길을 걸으며 달이 자기를 따라오는 경험을 하였을 것이다. 음력 초하루부터 보름까지의 차오르는 달은 백월(白月)이라 하고, 보름 이후 그믐까지의 이울어지는 달은 흑월(黑月)이라 한다. 월륜관 수행은 백월관(白月觀)이라고도 하며 백월을 대상으로 한다.

〈보리심론(菩提心論)〉은 중국 당(唐)나라 승려 불공(不空, 705~774)이 한역한 것으로, 용수(龍樹)가 지은 것으로 되어 있으나 논란이 있다. 〈보리심론〉에 월륜관에 대한 내용이 있다.

“내가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봄에 그 형상이 월륜과 같으니, 왜 월륜으로 비유하냐하면 이른바 보름달의 둥글고 밝은 체(體)는 보리심과 서로 같기 때문이다. 무릇 월륜에는 열여섯 가지 구분이 있다. 〈중략〉 무릇 달의 그 일분의 밝은 모양[明相]은 합숙(合宿)할 즈음엔 다만 해의 광명이 그 밝은 성품을 빼앗는 까닭에 나타나지 못하나, 나중에 초승달을 처음으로 해서 나날이 점점 더하여 15일에 이르면 원만하여 걸림이 없다.”

〈金剛頂瑜伽中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論〉

월륜관은 달[月輪]에 갖추어진 깨끗함[淸淨]·서늘함[淸凉] 밝음[光明]의 성질이 자성(自性) 곧‘내 마음의 실체[自心實體]’와 같으므로, 달을 통해 나를 비롯한 일체중생이 백월과 같은 덕성을 가진 것임[心月]을 깨닫게 하는 관법이다. 초승달 이전의 완전한 어둠 1과 초승달에서 보름달까지의 15를 합해 16을 백월관(白月觀)의 대상으로 삼아, 가슴 속(또는 머리 위)에 1/16에서 16/16까지 달이 차오르는 모습을 관하고, 16/16인 15일(보름) 만월의 걸림없이 서늘하고 깨끗한 원만광명(圓滿光明)을 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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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광식의 세상 속 경전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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