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독한 보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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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me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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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COLON 2016-11-29, (화) 5:42 am

참으로 독한 보살이네

전체글 글쓴이: lomerica » 2017-02-27, (월) 5:48 am

참으로 독한 보살이네

갑작스럽게 발견된 암으로 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분을 만나고 왔습니다. 수술을 해도 별 도리가 없고 항암치료에 의지해보자 의사가 말한다는데 환자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에 스님 나 어떻게 하면 낳을까요 묻습니다.
나도 무슨 대안을 제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 툭 하고 내뱉은 말이 -내가 나야겠다 생각보다, 이 병원에 있는 무수한 암환자들이 모두 나을 수 있도록 해 주십사 기도하면 어떠냐-고 대답하였습니다.

오늘 다녀 온 병원은 수백개의 병상을 갖춘 종합병원인데 넓고 커다란 규모의 병원 각층의 병실마다 네다섯명 이상 되는 환자들이 침상에 눕거나 아니면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는 등, 말 못하는 고통과 사연들로 가득한 곳입니다.
오래전 읽은 책 속에 나오는 것이 생각납니다. 어떤 흉악한 사람이 죽어서 지옥에 가는데, 가면서 보이는 지옥의 참상이 목불인견입니다.
이 사람은 자기가 곧 그 상황이 될것은 잊은채 -아 내가 저 사람들 고통을 모두 받고, 저 사람들을 고통에서 해방시킬 수 있으면 좋겠다- 마음 먹는 순간 지옥의 참상은 사라지고, 한순간에 극락세계로 변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늘 만난 보살님은 평생 살면서 억눌린 감정과 울분이 많았던 분인데 '이것들이 뭉쳐서 암으로 나타났다며 이것을 어떻게 하면 풀 수 있겠느냐' 또 묻습니다.
나는 '그것을 푸는 방법이 있기는 한데, 보살님이 내 말을 믿을지 안믿을지 몰라서, 이야기 해 주기가 그렇다' 하니
'설령 안들을 지언정 말해 달라' 채근합니다.
'그럼 지금 이 순간 억울하다 원통하다 생각해왔던 모든 생각을 완전히 비우세요. 그렇게 마음에 한가닥 괴로웠던 마음들이 사라지면, 몸에 나타난 굳은 살도 저 스스로 이 몸에 붙어 있어야, 얻어 먹을 것이 없겠구나 참으로 독한 보살이네하고 떠나갈 것이고 풀어질 것입니다.'
'스님 마음을 그렇게 먹어도 잘 안됩니다. 서서히 약으로든 무엇으로든 풀 방법이 없을까요?'
그것을 약이나 요법을 통해 서서히 푼다거나 조금씩 풀어 나가는 방법은 잘 한다면 혹 암덩어리는 풀어낼 수 있을지 몰라도 그 사이에 사람은 지쳐서 죽게 됩니다.
한번 마음을 비우려면 즉시에 비워야지 다음에 비운다거나 조금씩 비운다거나 하는 생각은 나는 절대로 이 생각을 비울 수 없다 라는 말과 하나도 다를바가 없습니다. 일단 모든 것을 내려놓고 지극한 마음으로 염불하고 기도하면서 불보살의 가피가 내 몸 속 깊이에서 우러나올 수 있도록 해 보십시요. 몇달 혹은 일년 하는 등의 의사의 말은 귓등으로 흘려 들으시고 나의 생명은 내가 결정한다 라는 다부진 마음가짐으로 병실을 털고 나서서, 자유롭게 살다가 갈 생각을 해 보십시요.
엊그제까지 건강하던 사람이 한번 병원에 들어 와 암이라는 진단을 받는 순간 생에 대한 바른 견해를 잃고 우왕좌왕 하는 동안에 병은 점점 더 깊어져서 회복하기 어려워 지는 법, 특별히 병원에 입원하여 수술을 받거나 약을 처방해야 하는 경우가 아닌 다음에는 이 몸을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현상에 내맡겨두세요.
병원과 의료진의 순기능도 많지만 병원이 병을 낫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내 병을 낫게 해야 한다는 것을 한번 심사숙고하시고 어서 회복하시기 바랍니다 하고 위문하고 돌아왔습니다.

대도시의 병원을 다녀오며 드는 생각은 사회의 시스템이 사람을 중심으로 한것이 아니고 건물과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설계되다 보니, 인간은 그 거대한 공룡같은 건조물 사이에 서 있는 아무런 힘도 역할도 없는 부속물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세상은 날만 새면 달라지고 발전?해 가는데, 인간은 그 구조적인 변화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니 그 사이에 병이 생기고 고통이 잉태되는 시스템에서 영원히 벗어날 길이 없어 보입니다.
서울에 사는 사람들 가운데 정년을 맞은 사람들은 어릴적 살던 고향으로 돌아가서 산과 들을 벗삼아 자연에 살다가 자연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우리 병 속에서 병 없이 살아가자
우리 미움 속에서 미움 없이 살아가자
우리 원망 속에서 원망 없이 살아가자
우리 고통 속에서 고통 없이 살아가자
세상이 아무리 병과 미움과 원망과 고통 속이라지만, 우리 그 모든 것을 초월하여 행복하게 살아가자.
나 스스로에게 던지는 마음에 다짐입니다.

문수보살이 유마거사에게 묻기를 “거사여 병세(病勢)에 차도가 좀 있습니까? 세존께서 저를 보내어 문병케 하였습니다. 거사의 병의 원인은 무엇이며, 언제 생겼고, 언제쯤 완쾌되겠습니까?”
유마거사 대답하되, “나의 병(病)은 무명(無明)과 애착(愛着) 때문에 생겼으며 모든 중생들이 병들었으므로 나의 병도 생겼습니다. 왜냐하면 보살(菩薩)은 중생을 위해 생사(生死)에 들어가므로 중생이 생사에 구속되어있는 한 병이 있으며, 만약 중생의 병이 다하면 따라서 보살의 병도 없어집니다. 마치 어떤 백만장자의 외아들이 병을 앓을 때 그의 부모 또한 병을 앓게 되며, 그의 아들의 병이 완쾌되면 부모의 병이 완쾌되는 것과 같이, 보살도 이와 같이 모든 중생들을 아들처럼 여기므로 중생들이 병을 앓으면 보살도 병이나고 중생의 병이 쾌유되면 보살의 병도 쾌유되는 것입니다.
문수보살이시여! 병이 왜 생겼냐고 하면, 보살의 병은 대자대비로부터 생긴 것이라 하겠습니다.”

공주 상왕산 원효사 심우실에서 / 나무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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