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티베트 불교를 가다-⑨ / 4천m의 고원 비구니 사원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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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me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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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COLON 2016-11-29, (화) 5:42 am

동 티베트 불교를 가다-⑨ / 4천m의 고원 비구니 사원대학

전체글 글쓴이: lomerica » 2016-12-03, (토) 9:15 am

티베트 불교의 결집력, 4천m의 고원 비구니 사원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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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티베트의 오지인 4천m의 고원에 위한 야칭스의 비구니 사원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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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동 티베트를 여행하면서 가는 곳 마다 감명을 받았지만, 4천m의 고원에 위치한 비구니 사원대학을 방문했을 때는 정말 깊은 감동과 환희심을 느꼈다. 세계 어디에도 이런 비구니 사원이 없기 때문이다. 동남아시아의 상좌부는 정식 비구니가 아닌 준 비구니 스님들만이 존재하지만, 티베트 불교처럼 그렇게 많은 수의 비구니 스님들이 한 곳에 수만 명이 집중되어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사원이 없다. 미얀마의 경우, ‘딸라신’이라는 여스님들이 존재하지만, 한 사원에 많아야 3백 명을 넘지 않는다. 태국도 ‘매치’라는 여스님들이 있지만, 한 사원에 2백 명 정도가 있을 뿐이다. 최근 스리랑카에는 정식 비구니 계단이 생겨서, 섬 전체에 약 3천 명 정도의 정식 비구니가 존재한다. 그러나 한 사원에 많아야 몇 십 명 정도가 함께 모여서 살 정도이다. 중국 오대산에 3천 명이 함께 모여서 공동체를 이루는 비구니 사원이 있을 정도이다. 한국에는 많아야 2백이나 3백 명을 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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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칭스에서 필자, 뒤로는 티베트 여승들이 수업을 마치고 정문을 걸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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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m의 산을 넘고 천 길 낭떠러지 고개를 지나야 하는 야칭스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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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 명의 티베트 비구니 스님들이 수행하고 교육받고 있는 야칭스 사원대학 타운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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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계 불교계에서 비구니 스님들의 공동체로서는 동 티베트의 야칭스가 가장 많다. 3만 명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는 4만 명 수준이라고 한다. 중국 정부의 눈치를 보기 때문에 숫자를 줄여서 말한다고 한다. 야칭스(亞靑寺:아츄가르)는 중국 쓰촨성 간쯔짱족 자치주 바이위현 고산지대에 위치한 티베트 닝마파 스님들의 수행처로 알려진 사원타운이다. 티베트 비구니 스님들만 3만 명이 넘지만, 실제로는 4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간쯔에서 3시간 정도 빵차(대절 택시)로 가야 하는데, 5천m의 산을 넘고 천 길의 낭떠러지 고개를 넘어서 가는 고되고 위험한 여정이었다. 이런 오지의 고산지대에 이런 곳이 있다니 그저 감동이라는 말 외에는 달리 할 말이 없었다. 비구니 스님들의 수행과 교육이라는 관점에서 야칭스를 떠나서는 논의가 안 될 정도로 활기가 넘치고 많은 수의 비구니 스님들이 불법을 연마하고 있었다. 동 티베트는 중국 쓰촨성에 편입된 캄 지방이다. 티베트 불교전통에서는 캄 지방의 불교가 매우 강세인데, 비록 중국의 지배 하에서 감시 받고 눈치를 보고 있지만, 티베트 불교의 정체성을 보존하면서 유지 계승해 가고 있는 것이다.

동 티베트에는 야칭스 말고도 오명불학원이란 곳이 있다. 쓰촨성과 칭하이성 경계인 써다에 있는 오명불학원에는 5만 명의 라마들이 공부하고 있다. 닝마파 사원대학인 이곳은 지금 중국 정부의 심한 박해를 받고 있는데, 최근 정원을 줄이라는 정부의 지침에 따라서 강제 철수가 진행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한바 있다. 이 두 곳 사원대학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의 빅슈(비구:라마승)와 빅슈니(비구니) 스님들이 공부하고 있는 티베트 불교의 최대 공동체이다. 야칭스는 백 마디 말보다 한번 가서 보는 것만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세계 최대 비구니 수행도량이다. 야칭스는 하나의 사원 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대개 여기에서 공부하는 학승들은 티베트인들인데, 중국 치하에서 자란 젊은 비구니 스님들이다. 중국어가 가능한 티베트인들로서, 티베트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 티베트 불교를 공부하고 있다. 티베트의 문화와 정신은 바로 티베트 불교 그 자체이다. 역사 문화 예술 의학 등 모든 분야에 있어서의 티베트의 정신과 문화는 티베트 불교와 함께 하고, 불교 속에 모든 것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티베트의 오랜 역사와 전통은 지금 절멸 위기에 처해 있는데, 이런 티베트 정체성을 티베트불교가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달라이 라마 망명이후, 티베트의 정신과 문화와 정체성과 전통은 인도 망명지에서 이어가고 있었는데, 1980년대부터 동 티베트를 중심으로 다시 티베트 정신이 부활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중국 정부 치하에서 자란 세대들의 티베트 정체성 찾기인 것이다. 동아시아 불교 전통에서의 수행과 교육은 지금 늙어서 말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천 보다는 관념적인 이론이 극해 달해 있고, 진실한 수행보다는 타성에 젖어서 생존을 위해서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억지로 하는 듯 한 부자유스러운 몸짓을 하고 있다고나 해야 할 정도로 활기를 잃어 버렸다. 언제 이런 수행 공동체가 해체될지 모르는 위험부담을 안고 있는 현상이다. 빨리 어떤 대책을 세우지 않고, 변화와 개혁을 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무너지는 도미노 현상의 위기 속에 있다고 진단한다. 반면에 티베트 본토 중심지역인 라사가 아닌 동 티베트나 인도에서의 티베트 불교, 그리고 서구에서의 티베트 불교는 굳건하게 성장하고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고 본다. 상좌부와 티베트 불교가 불교의 양 날개인 것처럼 발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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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4천m의 써다에 있는 티베트 사원대학인 오명불학원 사원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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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불교의 전통은 중국불교가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데, 지금 세계 불교는 상좌부 티베트 중국불교가 삼각편대를 이루면서 이끌어 가고 있으며, 일본 불교는 너무 노쇠해서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모를 일이다. 新 불교 형태를 띠고 있는 일본 불교는 지금 급속하게 쇠퇴해 가고 있다. 너무 이론화되고, 일본 사회에 맞춤형불교로 변용되다보니, 불교 본래의 정체성을 너무 잃어버린 변형된 불교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이런 변형 불교의 잔재를 우리 불교가 일부 수용한 바람에 지금 한국불교는 후유증을 어느 정도 앓고 있다고 봐야 한다.

나는 왜 이런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리서치 하면서 추적하고 있는가. 단 하나 그것은 불교에 대한 희망 찾기란 정신에서다. 주위에서 너무 늙어 버린 불교만을 보다보니 이젠 식상하고 답답하다는 오직 그 한마디일 뿐이다. 쇼와 기교에만 능해 버린 기성불교에 만족 못하는 것을, 나는 이런 오지의 티베트 불교에서 귀의처를 찾았고, 미래 불교의 희망을 본다. 우리도 저 지리산이나 설산에서 이런 정신으로 수행하고 교육한다면 인산인해를 이루지 않을까, 나는 된다고 확신한다. 우리 불교 구조상의 모순 때문에 못하고 있을 뿐이다. 쓰나미가 지나고 나면 이런 희망찬 새 불교의 모습이 나타나리라고 희망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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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티베트 야칭스= 보검(해동세계불교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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