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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글올린 게시글: 2017-02-21, (화) 5:17 am 

가입일: 2016-11-29, (화) 5:42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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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례개혁 안 되는 이유는 사찰운영 방식 때문”

‘불교평론’ 여름호 특집 ‘불교의례 이대로 좋은가’ / 명법 스님
“한글화가 아닌 일상언어로 전면 개혁”을 주장?2013년 05월 31일 불교닷컴-서현욱 기자

“불교의례는 불교적 체험의 정수이며 상징체계의 결정체이다. 동시에 종단의 모순과 사회 문제가 모이는 지점으로, 변하지 않으면 빠른 시기에 불교는 소수종교로 몰락하고 말 것이다.”

불교의례가 변하지 않으면 불교가 소수종교로 몰락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명법 스님(조계종 교수아사리)이 계간 불교평론; 여름호(통권 54호)에 기고한 ‘불교의례의 문제와 개선방향’을 통해서다.
불교평론은 2013년 여름호 특집으로 ‘불교의례 이대로 좋은가’를 기획 게재했다. 여기서 명법 스님은 불교의례의 개선방향을 ‘현실적 변화 보다는 자율성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그동안 추진된 불교의례 개혁이 한글화에 머무르는 것을 비판하고, 특수한 불교용어를 제외한 모든 언어를 일상언어로 바꾸어야 한다는 급진적 개혁을 주장했다.

사찰서 경영에 도움되는 전통의례 개혁 원하지 않아
불교의례 개혁 논의에 반대는 별로 없다. 하지만 개혁은 지지부진하다. 이유는 무엇일까?

명법 스님은 기존의 불교의례가 계속 시행되는 이유를 사찰에서 전통적 의례 때문에 문제가 되거나 불이익을 겪지 않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오히려 전통의례가 사찰 경영에 중요한 통로가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계종이 승려교육 과정에서 한글의례를 교육하고 있지만 사찰현장에서 시행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불가피하다.
명법 스님은 종교의 사사화(私事化)에 따른 한국불교의 현실을 통해 의례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종교의 사사화는 전통종교의 전횡성이 해체되면서 신도들의 충성이 떨어지고 사회다원화와 이런 상황이 시장원리에 유도되는 것으로 이미 한국사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명법 스님의 진단이다.
한국불교는 근대화 과정에서 한국사회의 변화를 주도하지 못했고, 공적 영역에 진출할 역량을 갖추지 못하고 사적영역에만 머물렀고, 치명적인 것은 사적 영역에서 조차 개인의 기복 해결에만 머물렀다.

이 같은 상황은 현대 종교에서의 경험이 궁극적 실재나 의미와의 개인적 만남으로 간주되는 데, 이는 ‘영성’ 등 주관적 체험에 관심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제도종교로서 한국불교가 실천하는 간화선 수행이 명상 붐에도 불구하고 위상이 약화되고, 전통 불교의례를 통한 불공, 기도, 천도 의례 활동 역시 제도적 권위에 의해 기피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

“매우 불친절한 불교, 호감 갖는 사람 뺏겨”
명법 스님은 “제도종교로서의 불교는 불교에 호감을 갖는 사람들을 포섭하지 못하고, 명상, 요가, 단전호흡 등 비제도권적 종교와 위빠사나, 자비명상, 서구의 심리치료와 명상이 결합된 MBSR 등 프로그램에 뺏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행이든 의례든 불교는 매우 불친절한 종교”라고 꼬집고 “수행과 의례에 일반인이 접근하지 못하는 현실은 승가의 특권의식과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의 부재, 승려의 도덕적 타락, 종단에 대한 불신과 더불어 한국불교 인구를 감소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통 불교의례가 공고히 해진 이유에 대해 명법 스님은 한국사회의 근대화가 기복신앙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불교계는 불공과 천도를 활용해 백일기도, 입시기도, 천도재, 예수재, 참회기도 등으로 반응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사찰에서의 의례에 신도들은 타성적으로 참여한다. 성스러움과 경건함은 체험하지 못한다. 부전이 읽는 의례문의 내용도 모른다. 직접 참가하지 않아도 돈만 보내면 대신 기도해 주는 게 현실이다.
복과 영험에만 관심을 둔다. 상시적인 기도와 제사는 승려들이 법문을 준비하거나 경전을 공부할 시간도 뺏는다.
신도들은 좋은 염불소리에 승려들의 권위에 복종하지만, 불교와 승려에 진실한 믿음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요인들 때문에 불교가 현대적 삶에서 멀어진다는 것이 명법 스님의 시각이다.

“출가자 감소; 고령화, 의례개혁 시급한 이유”
명법 스님은 의례개혁 논의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로 출가자 감소와 고령화를 꼽았다.
그는 “출가하지 않아도 원하는 수행을 할 수 있고(사사화) 조계종단에 부정적 이미지, 엄격한 위계, 전근대적 질서, 승려의 비도덕성, 의식의 후진성, 승려생활의 고달픔이 출가자 감소의 원인”이라고 보았다.
이어 “출가자 감소는 제도종교로서의 불교의 몰락을 의미한다”며 “앞으로 승려가 담당한 의례 집전과 수행, 사찰 경영을 재가자에게 넘기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명법 스님은 종교의 ‘사사화’가 불교에는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제도종교에서 사사화는 주정적이지만, 제도적 권위가 아닌 개인의 내면적 체험을 추구하는 상황에 불교가 적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개인의 내면적 체험을 중요시하는 환경에서 한문 불교의례는 ‘내용에 대한 접근 차단’으로 무의미한 행위의 반복만 이끌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글번역 수준이 아닌 새로운 언어로 의례 만들어야”
이에 명법 스님은 기존 불교의례를 한글로 번역할 것이 아니라 완전히 현대적인 상징 해석을 통해 일상 언어로 된 의례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의례의 간소화도 요구했다. 현대인들의 바쁜 삶에서 의례로 일관하는 법회는 효과적이지 못하고, 의례를 줄여 개인적 체험이 가능한 시간으로 법회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상의례 개발을 주문했다. 승려가 집전하는 의례는 승려가 없으면 할 수 없는 만큼 일상의례를 개발해 신도 스스로 의식을 치를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목탁과 요령이 아닌 간단한 의례용 법구를 채택하자고 제안했다.

명법 스님은 “초보자도 집전할 수 있는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의례는 생활 속에서 언제나 응용할 수 있다”며 “자신이 생활하는 곳에서 의례를 벌이는 것은 종교적 체험은 물론 불교대중화에 한 걸음 다가서는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불교의례는 자기 성장을 위한 새로운 의미체계를 제공한다”며 “형식을 바꾸기 보다는 자율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의례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례개혁은 소수의 제한된 인원만 가능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며 “사회발전과 개인 구원이라는 대승불교의 목적에 합당한 변모를 하는 방향으로 의례개혁의 틀이 지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불교평론 여름호 특집 ‘불교의례 이대로 좋은가’에는 △종교에서 의례의 의미와 기능(송현주) △불교의례의 발생과 동아시아적 전개(문을식) △한국불교의례의 형성과 특성(이성운) △의례 내용은 교리와 합치하는가(태경 스님) △불교의례 한글화 원칙과 지향점(이도흠) △근대불교 의례개혁론과 불교대중화(한상길) 등도 함께 실렸다.
서재영 불교평론 편집위원은 권두언을 통해 “기도와 수행을 방해하는 고양이는 묶어야 하지만 죄 없는 고양이는 풀어주는 태도가 필요하다”며 “고양이 묶기에 대한 의미와 정당화 보다는 시대와 대중의 마음을 읽고 여래의 마음과 교리를 담아내고자 하는 창조적이고 자신감있는 개혁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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