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발심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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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me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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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COLON 2016-11-29, (화) 5:42 am

초발심으로 돌아가자

전체글 글쓴이: lomerica » 2017-02-10, (금) 9:23 am

초발심으로 돌아가자

한국불교에서는 절에 처음 들어가면《초발심자경문(初發心自警文)》이란 책을 배운다. 속세에서 살다가 불법문중(佛法門中)에 들어가면 모든 것이 새로울 뿐이다. 더욱이 어린나이에 입문하면 새로운 공동체에 적응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새벽에 일어나서 저녁 잠자리에 들 때 까지 일거수일투족이 자기 마음대로 되는 것이라곤 하나도 없다. 오직 잠자는 시간에만 자유가 있을 뿐이다. 잠자리에서도 코를 곤다든지 잠꼬대를 한다면 이 또한 주의를 받는다. 왜일까? 이런 행동에 대한 제재가 가해지는 것은 이곳이 수행자 집단인 승가이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길 들이기를 하는 것이다. 제멋대로 놔 눈다면, 수행자 집단에서는 함께 공동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함께 가기가 힘들다.

그래서 절간에 들어오자 마자, 행동거지(行動擧止)에 대해서 기본적인 것을 몸에 익히는 것이다. 남방불교의 승가나 티베트 불교의 승가나 다 마찬가지이다. 나의 경험으로 보면, 남방이나 북방이나 티베트불교나 다 처음 절에 입문하는 사미나 초심비구들에게 이런 기초윤리적인 행동지침을 배우게 하는 것은 공통된 과정이다.

세계의 여러 불교나라들에서는 이런 철칙을 잘 지키고 있고, 이런 초심(初心)을 끝까지 간직하면서 비구나 라마 생활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한번 승복을 입으면 이런 초발심 정신으로 일관하는 것이 대개 승가의 통상적인 일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불교계에서는 이런 승가의 철칙이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대표적인 두 가지 정도의 이유를 들어본다면 첫째는 승가의 기본교육에 대한 문제이다. 조계종은 현재 기본교육을 철저히 시켜서 승려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몇 몇 종단에서도 자기 종단의 종법에 따라서 승려기본 교육을 시키지만, 솔직히 말하건대 조계종에 미치지는 못한 것 같다. 문제는 많은 군소종단에서 배출되는 삭발염의(削髮染衣)한 승려들이다. 승가의 질서와 품위를 망가뜨리는 주범들이다. 한국불교 전체가 이런 문제를 함께 풀어가야 한다. 두 번째 문제점은 경제적인 조건에 의한 돈에 대한 구속이다. 승.속 간에 현대인은 삶을 영위하는데, 돈 문제를 떠나서는 생존 그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세속인은 말할 것도 없고, 출가자들도 어느 정도 돈에 영향을 입어서 구속당하지 않을 수 없는 경제 시스템 속에서 살고 있다.

왜 출가했는가? 출가목적이 돈은 아니었을 것이다. 물론 대부분이 처음에는 신심 있게 출가자로서의 본분을 지키면서 수행을 잘 했을 것이다. 한데, 세월이 흐르면서 사판생활을 하고 종무직도 맡고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경제적 삶에 익숙해지고, 삶의 절대적인 필요수단이 되어버린 돈에 구속될 수밖에 없는 수순을 밟게 되는데, 돈에 초연한 성직자의 삶을 살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절감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초발심자경문》책에서도, ‘재색지화(財色之禍)’는 ’심어독사(甚於毒蛇)“하니 ‘성기지비(省己知非)’하야 ‘상수원리(常須遠離)’어다. 라고 했다. ‘재물(돈)과 여자는 독사보다 심하니 자신의 몸을 살펴 반성해서 그름을 알아서 항상 필히 이를 멀리 할지어다.’란 의미이다. 재가불자에게도 통용되는 경구이지만, 특히 출가자에게는 ‘돈과 여자’ 문제만 깨끗하면 출가자로서는 모범이라고 하겠다. 도인(道人)이 되고 안 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얼마만큼 ‘초심(初心)’을 잘 견지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본다. 이런 초심을 지키는 분들이 많을 때, 한국불교는 미래가 보이고 건강해 질 것이다.

海東禪林院: 지도法師 寶劍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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