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14 한국불교, 의제(승복)의식(儀式)의 변화가 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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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me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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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시리즈-14 한국불교, 의제(승복)의식(儀式)의 변화가 와야

전체글 글쓴이: lomerica » 2017-02-02, (목) 1:43 pm

사진1:부처님께서 수하고 있는 붉은 색의 가사로서 인도 동북부 팔라왕조(750-1162CE) 시기에 산스크리트 문서에 묘사된 그림. 비하르 주 날란다 사원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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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보니, 불교 TV의 한 기자가 수계의식을 보도하면서 출가자 수의 감소를 걱정하는 위기의 목소리를 낼 때, 나의 귓가에는 이런 위기의 외침이 매우 생생하게 들려왔다. 뉴스를 보면서 우선 느낀 소감은 승복이었다. 포교사들은 밤색 승복을 입고, 수계를 받는 사미 사미니는 오렌지 색깔의 행자 복을 입고 있었다. 정작 스님들은 회색 승복이다. 나는 이 승복만을 놓고 본다면, 포교사나 행자님들의 승복 색깔이 불교전통의 승복이라고 본다. 누군가의 아이디어인지는 모르지만 승복색깔을 놓고 미묘한 의미전달을 노린듯한데, 이런 꼼수는 완전히 틀린 잔꾀가 아닌가 한다. 지금 세계불교계에서 한국불교만 오직 회색을 고집하는데, 지금쯤에 이르러서는 승복 색깔을 바꿀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인도나 서역에서 부파의 비구나 대승권의 빅슈들은 회색 승복은 입지 않았다. 다만 중국에서 도교의 영향으로 회색 승복을 입게 되었다. 특히 선종승려들이 도교의 영향을 받고 산중 사찰에서 주로 살다보니 회색 승복을 입은 것 같다. 아마도 송명(宋明)이후 일 것으로 추정한다. 승복이라고 표현했지만, 출가비구에게는 모든 승복은 법의(法衣)의 개념으로서 가사(Kāṣāya 袈裟)의 뜻을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사의 색깔은 브라운 색인 갈색과 사프런 색으로서 짙은 황색이다. 대체로 인도 실론 동남아의 태국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의 상좌부 권은 이 색깔의 원칙을 벗어나지 않는다. 다소 색깔의 차이는 있으나, 황색의 범위 내에서 진노랑이나 짙은 갈색이나 붉은 색의 가사를 수하고 있다. 후기 대승불교의 바즈라야나(금강승)의 전통을 계승한 티베트 라마들도 자주색이나 붉은 색의 가사를 수한다. 가사는 분소의(糞掃衣)의 뜻을 갖고 있는데, 당시 출가사문들은 일반 세속인들이 입고 버린 헝겊조각이나 헌옷의 조각을 이용하여 누더기처럼 기워서 법의로 사용했다. 나중에 승가람(사원)이 세워지고 승단이 체계적으로 자리가 잡히면서 왕실과 대신들 그리고 부자들로부터 공양을 받으면서 누더기 아닌 천으로 된 옷감을 받아서 제대로 된 옷 즉 법의(가사)를 만들어서 착용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승니(僧尼)들이 입는 가사의 진정한 의미는 ‘분소의’ 정신인 것이다.

2세기(148-170CE)에 중국에 왔던 파르티아의 비구 안세고는《대비구삼천위의大比丘三千威儀)》에서 인도의 5개 부파에서의 비구들의 가사 색을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안세고보다 나중에 중국에 온 사리푸트라빠리빠차(Śāriputraparipṛcchā)도 비구들의 가사 색을 기록하고 있다. 스라와스티와다(Sarvāstivāda 설일체유부)의 비구들은 자주색(안세고) 검은색(사리푸트라), 다르마굽타카(Dharmaguptaka 법장부)의 비구들은 검정(안세고) 자주색(사리푸트라), 마하상기카(Mahāsāṃghika 대중부) 노란색(안세고) 노란색(사리푸트라), 마하사사카( Mahīśāsaka 화지부) 비구들은 청색(안세고) 노란색(사리푸트라), 카샤피야(Kaśyapīya 飲光部)의 비구들은 목련색깔의 가사를 수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불교가 중앙아시아인 서역으로 전해질 때, 주로 법장부파의 비구들이 미션을 담당했는데, 상좌부 계통의 법장부파는 인도 서북부에서 활동했고, 차츰차츰 중앙아시아에서 서역인 타림분지의 오아시스 나라들에 전해지게 되었고, 불교가 동점(東漸)하면서 이 부파의 승려들이 중국에 들어가게 된다. 나중에는 인도북부의 카슈미르에서 파미르 고원을 넘어서 호탄을 경유해서 대승불교가 전파되었지만, 비구계나 법의인 가사나 승복은 법장부파의 사분율에 의해서 표준이 되었다. 법장부파의 비구들은 황색을 입었지만, 페르시아 그레코와의 문화적 영향으로 검정색깔도 입게 되었으나, 황색이 주류였다. 그러므로 중국에서 한나라 당나라 때에는 빅슈(비구)들은 황색의 법의를 입었음은 당연하다. 불교가 전진에서 고구려에 전해질 때 법의 역시 황색이었음은 불문가지이다.

사진2: 동남아 상좌부 비구들이 붉은 색 가사를 수하고 함께 빨리어로 독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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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의 법의(福田衣)는 세 부분이다. 우리는 바깥에 입는 법의를 가사라고만 생각하지만, 비구가 입는 법의(승복)는 모두 가사인 것이다. 그러므로 남방 상좌부에서는 바깥에 착용하는 가사만이 아닌 속에 입는 상의 하의를 다 법의의 개념으로 본다. 전통적으로 하의는 안따르와사(antarvāsa안타회)라고 하며, 상의는 우따라상가(uttarāsaṅga울다라승)라고 부른다. 남방 비구들이 바깥에 입는 가사가 상가티(saṃghāti 승가리로)인데, 우리는 이 상가티만을 가사라고 생각한다. 사실은 이 세 가지가 다 법의로서 가사이다. 여기에 허리에 두루는 쿠살라카(kushalaka)와 벨트가 있다. 그러므로 비구들에게 따라붙는 수식어가 삼의일발(三衣一鉢)이라고 한다. 세 가지의 법의(가사)와 발우를 말한다. 여기서 무소유의 개념이 나오는 것이다.

한국불교와 관련해서 법의를 생각해 볼 때, 중국의 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에서는 대체로 붉은 색의 가사를 입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당나라 때는 치의(緇衣)라고 해서 희끄무레한 검은 색깔의 법의를 착용하기도 했다. 지금의 회색과는 다른 색깔이다. 중국 송나라 때의 찬녕賛寧(919-1001)은《송고승전宋高僧伝》에서 말하길, 한나라 위나라 때는 승려들이 붉은 색의 가사를 착용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아마도 추정하건대, 당나라 때부터 일부 지역에 따라서 승복 색깔에 다소 변화가 온 것 같지만, 다수는 붉은 색의 가사를 수했다고 본다. 이런 전통에 따라서 속에 입는 승복은 색깔의 변화가 있었을지 모르지만 바깥에 수하는 가사색은 대체로 붉은 색을 유지했다. 하지만, 근래에는 중국도 속에 입는 법의도 황색으로 통일했다. 가사는 홍 가사를 수하고 있다. 일본은 에도시대와 메이지 유신 시기를 겪으면서 많은 변화가 왔고, 지금은 종파에 따라서 다양한 색깔의 승복과 가사를 수하고 있는데, 불교전통에 입각해서 전연 참고할 가치가 없다고 본다.

이제 우리 한국불교의 법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현재 왜 의제(衣制)에 변화가 왔으면 하는 바람은 몇 가지 이유에서이다. 첫째는 불교 전통 승가의 의제와 색깔이 맞지 않다는 점이다. 색깔을 떠나서 승복 상하의와 가사는 긍정적이지만, 장삼과 두루마기는 법의로서의 전통성이나 역사성이 전연 없는 옷이라고 본다. 과감하게 없애고 꼭 필요하다면 장삼과 두루마기를 하나로 통일해서 간편하게 개량할 필요가 있다고 보며, 가사는 이 개량된 법의 위에 착용하면 된다고 본다. 색깔은 당연히 가사 색과 일치해야 한다고 본다. 둘째는 지금 출가 수도 감소하고 사회에서 보는 승복에 대한 이미지의 가치가 매우 하락되어 있다. 이런 이미지 변신을 위해서라도 승가 본래의 색깔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사진3: 티베트 라마승들이 중관 유식의 논리를 전개하면서 토론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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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을 지키고 보존한다는 정신은 본받을 만하다고 본다. 하지만, 옳은 전통이 아닌데도 진정한 전통인 것처럼 착각해서 지키려고 한다면 재고해야 한다. 전통과 정통에 입각한 변화는 정당성을 얻게 된다고 본다. 한국불교가 적체되고 뭔가 이상하다는 감이 잡히면 변화를 통해서 탈출구를 찾아야 한다. 승려 수가 자꾸 줄어들고 출가자 수 또한 감소하고 있는데, 본사제도를 고수할 필요가 있겠는가. 10개 정도의 총림으로 모든 사암을 재편할 필요가 있다. 제도적으로 승가의 권력이나 중심이 총무원으로 집중되어 있는 구조를 빨리 탈피해야 한국불교는 활로를 찾는다고 보며, 이미지 변화를 위해서 승복(법의)의 간소화와 색깔의 변화가 반드시 와야 한다고 제언한다.

해동 세계불교 선림원 지도법사=보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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