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12 한국불교, 도인 깨달음 불교에서 보통 승려 대중 불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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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me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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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COLON 2016-11-29, (화) 5:42 am

기획시리즈-12 한국불교, 도인 깨달음 불교에서 보통 승려 대중 불교로

전체글 글쓴이: lomerica » 2017-02-02, (목) 1:39 pm

이번 을미년(지난 2월 22일) 동안거해제를 계기로 뭔가 한국불교도 이래서는 안 되겠다고 하는 어떤 결심 같은 것이 조금 느껴지는 감을 잡았다. 조계종 승니(僧尼=비구 비구니)1만4천명 가운데 2천2백 명 정도가 해제 명부에 법명을 올린 것을 보면, 한국불교가 역시 선종(禪宗)같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세계불교계에서 전체 승려 가운데 5분의1 또는 6분의1 정도가 결제를 해서 3개월간 참선수행을 하는 나라는 없는 것 같다. 비율로 따져보면 상당히 높은 수치이다. 숫자는 얼마 되지 않지만, 태고종의 태고선원에서도 몇 분이 해제법회에 참석한 것을 보면 한국불교에 있어서 결제해제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은 틀림없다. 지방 어느 선원에서는 재가불자들도 해제를 한 것을 보면 이제 결제해제는 재가불자들에게 까지도 점점 확산되어 간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결제에 실제로 참여하는 실수(實數)는 얼마나 되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참선수행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분위기이다. 팔공산에서는 ‘간화선의...,’이란 주제로 세미나를 열기도 했는데, 재미있는 지적은, 현재 한국불교의 선방에서 상당수의 참선객들이 위빠사나(이 용어의 발음표기가 아직 통일이 안 되어서)를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아무튼 간화선에 확고한 믿음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런 지적을 하는 것을 보면서, 해제에 즈음해서 몇 가지 문제를 생각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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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me01.jpg (15.17 KiB) 412 번째 조회
사진1:석허운(释虚云1840년9월5일-1959년10월13일)노화상. 허운대사는 중국근대선종고승으로서 중국 조동종 17대, 임제종 13대, 운문종 12대, 법안종 8대, 위앙종 8대로서 중국5대선종의 법맥을 계승한 분으로 120세까지 사신 도인이셨다.

지금 우리나라 불교는 도인을 그리워한다. 도인을 바라면서, 도인이 되기를 원하는 그런 분위기 속에서 살고 있고, 또한 깨달음이란 성취에 집착해 있는 수행환경이다. 그러면서도 도인이 되는 과정은 오히려 무시되고, 깨달음을 향한 정상적인 과정보다는 어떤 형식 같은 것에 더 몰입되어 있다는 느낌은 나만의 생각인지 머리가 어지럽다. 지금과 같은 우리한국불교의 상황에서는 진짜 도인이 출현해야 한다. 국면전환을 위해서 꼭 필요한 분이 도인이지만, 도인이 출현했다는 소식이 없는 것을 보면 아직도 우리 불교는 도인 출현을 기대해야할 것 같다. 깨달았다는 분도 보이지가 않고 소식도 없다. 본래 도인이나 깨달음 같은 것은 없기에 바란다는 그 자체가 어리석은 일인지도 모르겠다. 이상한 것은 수천 명이 결제를 해서 참선수행에 몰두하는데, 왜 도인이 나오지 않고, 깨달았다는 도통 승려가 없는 것인지 우리 같은 범부로서는 알 길이 없다. 선이론가(禪理論家)도 얼마나 많은가. 선학자들도 제법되고 선서(禪書)도 흔한데, 왜 도인 출현이 안 되고 깨달았다는 분들이 없는지 그저 어리둥절할 뿐이다.

필자의 논점은 간단하다. 이제 이런 도인이나 깨달음 불교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전법 포교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불교교세가 약화되어 가고 있는 것 같으니까, 방향전환을 해보자는 제안이다. 보통승려 대중 불교가 필요하다는 취지이다. 물론 도인도 필요하고 깨달은 아라한 보살 부처 같은 분들이 출현해야 하지만, 더 시급한 것은 보통 승려의 수가 많아야 하고, 소수의 불교보다는 대중을 위한 대중들의 불교가 더 확산되어야 한다는 논지(論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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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1942년 102세 때의 허운노화상(오른 쪽)

필자는 중국근대불교의 선종고승 허운대사를 항상 생각해 본다. 중국선종불교의 가장 표본가운데 한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분과 같은 선종고승을 스승의 표본으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여기서 장황하게 소개하기는 그렇지만, 적어도 선종의 선사라면 허운 노화상 같은 표상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 분이 걸어온 행적처럼 하면 도인이 출현한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승려가 다 이 분과 같이 되기는 어렵다. 그만큼 수행과정이 인내와 노력과 무심(無心)한 무소유(無所有)의 삶이 아니면 안 되기 때문이다. 정말 진정으로 수행한다면 허운노화상 같은 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한국불교는 보통승려와 대중 불교가 더 필요하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 불교의 교세가 약해지고, 자칫하면 불교란 이름 그 자체마저 지키기가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것 같은 위기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재가의 포교사 법사들에게 어떤 역할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대중 불교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보통승려들과 함께 재가포교사(법사)들을 적극 활용하고 제도화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해동선림원 지도법사=보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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